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cques Mar 02. 2022

Il canto sospeso

Luigi Nono

다름슈타트 학파의 또 다른 주역 Luigi Nono(루이지 노노)는 1950년 다름슈타트 하계 현대음악제에 참가하여 《쇤베르크 작품 41번에 의한 카논적 변주곡들(Variazioni canoniche sulla serie dell'op. 41 di A. Schönberg)》을 발표하면서 작곡가로서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차세계대전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하면서 반파시즘을 강하게 품고 후에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냉전 시기의 정치적 혼란과 저항의 메시지를 호소하였습니다. 한편, 다름슈타트의 견해에 반대하고 존 케이지의 우연성 음악을 비판하는 등 자신만의 깊은 음악세계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펼친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배우이자 그의 아내였던 누리아 쇤베르크의 아버지가 작곡가 아놀드 쇠베르크였다는 점도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1956년에 작곡되어 현대음악계에 파란을 일으킨 <Il Canto Sospeso(중단된 노래)>는 음악과 정치가 결합되고, 음악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됩니다. 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시작할 즈음에 작곡된 "중단된 노래"는 루이지 노노가 추구했던 음렬주의 형식의 칸타타로, 소련 스파이 혐의로 미국에서 처형되었던 Ethel Rosenberg의 시인 "If I die"의 문장에서 제목을 차용하고 파시스트에 희생된 자들이 남긴 글들을 텍스트로 활용하였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불가리아의 한 젊은이가 외친 "난 정의를 위해 죽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승리할 것이빈다."가 불려지고, 두번째 에피도스에서는 3명의 솔로가 그리스의 반정부주의자들의 말을 노래합니다. 곡의 중반부에서는 금관과 팀파니가 급격히 전개되는 가운데 냉철한 현악이 서로 대조를 이루며 전개되는데요. 자신을 총살하러 온 나치에게 외치는 여인의 절규를 표현합니다. 이어서 소프라노와 여성 합창단의 허밍 소리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작별을 고하는 젊은 러시아 여인의 목소리가 구현되구요. 마지막에는, 오직 팀파니과 합창만이 남아 "당신에게 더 나은 삶이 찾아오리라 믿으며, 나는 떠납니다."라고 노래합니다. 각기 다른 시대의 불완전한 텍스트를 하나로 모으고 악기와 합창, 솔리스트들의 노래를 배합시켜 파시즘으로 인한 절망과 고뇌, 그리고 종국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스위스 프라이부르크의 라이브 실황과 앨범 버전으로 감상하시구요. 앨범 버전은, 루이지 노노의 절친한 동료였던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함께하며, 곡에 대한 설명 이후 약 9분즈음부터 시작됩니다. 


https://youtu.be/58YmocJewH0




https://youtu.be/71IAtIC7sdk

매거진의 이전글 Melody in A mino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