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허름한 골목길은 나의 놀이터
흙먼지 풀풀 날리던 그 길 위
숨바꼭질하며 자라난 작은 발자국들
그때 그 친구는 다들 어디에 있으려나
햇살 쏟아지던 여름날, 스쳐 지나는
어느 아리따운 여인의 가느다란 종아리
수줍게 고개 숙인 소년의 눈길은
설레는 심장 소리만큼이나 간절했었지
어디선가 들려오는 엿장수 가위 소리
골목 어귀마다 요란한 아이들 웃음소리
저녁 짓는 냄새 퍼지면 밥 먹으라 부르는 엄마의 음성
정겨운 삶의 소리가 메아리치듯 가득했던 곳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그 시절 골목길
추억 속에 남아있는 꼬꼬마의 풋사랑
기억은 흐릿해져 이제는 닿지 못할 그리움에
처량함만 스며드는 이 밤, 야속한 세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