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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여름방학
Oct 02. 2019
과수원집 아들
아버지는
직업이
많았다
.
내가
잘
모르는
사업을
많이
했다
.
초등학교
때는
설문
조사를
했는데
,
아버지
직업을
쓰는
란이
있었다
.
나는
아버지
직업이
뭔지
몰랐고
,
농부라고
적어냈다
.
주말이면
할아버지가
사시는
시골에서
농약을
치곤
하던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아버지에게는
혼났고
,
엄마는
웃었다
.
아버지는
농부가
아니었다
.
그건
나도
안다
.
하지만
,
내가
본
아버지가
일하는
모습은
그게
전부였다
.
나는
모른다고
대답할
수가
없어서
,
농부라고
적었다
.
그리고
농부는
훌륭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
친구들
중에는
과수원
하는
친구도
있었다
.
때때로
배나
사과를
선물이라며
가져다주곤 했는데,
맛있었다
.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
대학에서
농업을
배워
과수원을
물려받을
거라고
중학교
때부터
말하곤
했다
.
나는
그게
좀
멋있어
보였다
.
그
친구는
장기랑
바둑
두는
걸
좋아했는데
,
마침
주변에
둘
줄
아는
친구가
나뿐이어서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가면
그
아이를
만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곤
했다
.
집으로
돌아갈
때는
방
안에
있던
소설을
빌려가곤
했는데
,
그중에
시드니
셀던의
책이
제일
재밌었다
.
나는
과수원을
물려받을
아
이
가
시드니
셀던을
읽는다는
사실에
감명받았다.
할아버지
댁에는
책이
없었다
.
책
비슷한
거라고는
할머니가
만든
전화번호부
정도가
전부였다
.
전화번호부에는
과수원
집
할머니
연락처도
있었고
,
마을회관
연락처
같은
것도
있었지만
,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건
없었다
.
가을이면
나는
할아버지
댁에서
이
삼주씩
지내다
오곤
했다
.
심심했지만
,
할아버지
할머니가
좋아했기
때문이다
.
오래된
한옥이어서
방문을
열면
바로
마당과
거기서
쭉
이어진
하늘이
보였다
.
하늘을
나는
고추잠자리를
가짜
총으로
쏘아
맞추는
상상의
놀이를
했다
.
아버지가
정말
농부였다면
나도
시드니
셀던을
읽으며
,
놀러 온
친구에게
나는
장차
이런
사람이
될
거야
라고
확고하게
말할
수
있었을까
.
나는
내가
뭐가
될지
도통
알
수
없었다
.
그건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
과수원
집
아들은
결국
과수원을
물려받았다
.
대학에는
안
갔다고
했다
.
여전히
시드니
셀던을
읽
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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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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