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연 Mar 30. 2021

저 친구 공부 자세가 좋아!?

내 아이 맞춤 영어 공부법 시작편 -  내적 동기


“저 친구는 공부 자세가 좋아!”




우선, 내 아이 학습에 있어 가장 적극적이고 효과를 빨리 볼 수 있는 영역, 학습동기에 대해 수다를 떨어볼까 합니다. 동기(motivation) 란 라틴어 move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움직인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대요. 그렇습니다. 학습은 움직여야 해요. 마음이 움직여야 할 수 있는 것이 학습이라고 해요. 예전에 큰딸 서현이에게 “서현아. 영어 시디(CD) 들을까? (저 역시 대부분 어머니들처럼 억지로 영어를 학습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에는 최대한 영어 오디오 파일을 통해 많은 영어 노출을 해 주고 싶었습니다.)” 하고 물었습니다.  



  동료 어머니들은 모두 이해하실 거예요. 저 말 한마디에 제가 얼마나 많은 화를 누르고, 참을 인을 최소 열 번은 마음속에 그렸을지 말이죠. 그리고 알아차리셨을 거예요. 저는 상냥한 엄마이기 때문에(그렇게 콘셉트를 잡고 육아를 하고 있어요.) 이 말 한마디를 할 때에도, 시꺼먼 내 감정을 철저히 숨기고, 아이를 위해 희생(?) 하고 있다는 웃음 가득한 얼굴로 전쟁 돌입 직전에 와있습니다. 자, 이제 서현이는 이런 착한 엄마의 부탁에 책 보는 시늉 정도는 해줘야 이치에 맞는 거예요. 그런데 서현이는 과연 그 영어 오디오 파일을 들었을까요?


 “나 하기 싫어” 




 


이렇게 솔직한 답이 있단 말인가요......

엄마들이 제일 듣기 싫은 말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가장 솔직하고 논리적인 대답입니다. 마음이 와 닿지 않아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것이죠. 당시 서현이는 동기가 부족했습니다.

동기 (motivation)란 인간의 특정 행동을 일으키며, 동시에 그 행동의 목표를 제시하기도 합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동기가 있는 아이는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거죠, 그뿐 아니라 동기는 그 행동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얼마만큼의 강도로 다른 행동에도 영향을 줄 것인지도 결정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내 아이가 하고 있는 그 행동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그만둘 것인지, 더 나아가 역방향의 행동으로 보여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동기(motivation)입니다. 그럼 학교에서는 어떠한지 이야기해드릴게요. 교실에서도 동기화된 학생은 동기화되지 않은 학생에 비해 학업 수행에 주의집중, 지구력, 학습 이해력을 증진시키는데 스스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제가 학교에서 근무할 때, 항상 느꼈습니다. 동기부여가 잘 된 학생과 안된 학생은 앞에 교단에 서보면 단 한 번의 수업에도 교사들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일단 눈빛이 다릅니다. 목소리 크기도 다릅니다.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도 다릅니다. 교과서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는 모습부터 다릅니다. 그것을 우리는 쉽게 말해 ‘공부 자세’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 친구는 공부 자세가 좋아”. 이 말은 “저 친구는 동기부여가 잘 되어있어”이지요.



수많은 아이들 중에 우리 아이는 어떤 아이에 해당될까요? 


 본론으로 들어가, 아이의 엄마로서 우리는 아이가 동기유발을 일으키도록 적절한 동기유발 자극을 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어떤 동기유발의 자극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동기를 유발하는 데에는 동기유발의 목적성과 자발성의 유무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내적 동기유발 (intrinsic motivation), 다른 하나는 외적 동기유발(extrinsic motivation)입니다. 



내적 동기란 아이 스스로의 자발적 흥미, 필요나 관심과  같은 내적 보상과 내적 강화에 의해서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도록 자극이 되는 동기를 말합니다. 어쩌면 모든 어머니들이 가장 바라는 자연스러운 동기부여 (natural motiviation)인 것이죠.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합니다. 이 학습 과업은 흥미로운가? 학습과정이 유익한가? 나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주고 있는가? 아쉽게도 어떤 친구는 단번에 깨닫는 반면 , 또 어떤 친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하게 됩니다.



 서현이를 다시 소환시켜봅니다. 서현이는 결론적으로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서현이는 오디오 파일 형식의 영어에 재미를 못 느끼는 아이였습니다. 음악을 듣고 춤추는 것은 좋아했지만, 영어를 듣는 재미와 흥미를 전혀 가지지 못했습니다. 어린 서현이에게 “어린 나이에 영어를 많이 듣는 것이 너의 영어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믿음을 실어주기에도 너무 이른 나이었습니다.



또한 서현이는 단순히 흥미도, 재미도, 유익함도, 본인의 내적 가치에 그 어떤 것도 부합하는 것이 없었으니, 영어 듣기 할 마음은 안 생겼던 것입니다.





 그러던 서현이에게도 조금씩 변화는 왔습니다. 사실상 서현이는 시각에 예민한 아이인데 서현이가 관심을 가진 것은 그림책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책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치원에서 하는 영어의 수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영어 그림책을 선택했습니다. (참고로 서현이가 다녔던 유치원은 영어유치원이 아닌, 누리교육과정에 충실한 아담하고 예쁜 유치원이었습니다.) 



저는 서현이를 위해 유명 작가나 훌륭한 프로그램으로 체계화된 책이 아닌, 아이가 좋아할 만한 소재의 그림책을 고르는데 더 집중했습니다. 아이는 유난히 코끼리와 토끼, 가족 이야기, 해님, 달님을 소재로 다룬 그림책을 좋아했고, 몇 권 되지 않는 책이더라도 하루에도 수 차례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이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해서 고르다 보니 다음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서현이는 어차피 어려운 영어문장에 집중을 하기보다는 그림과 메시지에 집중하는 아이로 적응했기 때문에, 영어책의 언어 수준이 올라가는 것에는 두려움이 없게 됩니다. 영어책이 전달하려는 영어학습이라는 수단적인 책의 기능보다 책 그 자체를 즐기기 시작해서입니다. 서현이는 ‘작가의 그림책’을 읽고 싶었던 것입니다. 



 

책을 한번에 여러권 읽기 시작하며, 단순한 이해사실 파악이 아니라, 책들간의 공통점, 차이점, 상관관계, 추리력 까지 도출해 내는 과정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둘째 서영이를 소환시켜봅니다. 이럴 때는 자식이 둘이나 있는 상황에 감사합니다. 한 번의 서투른 실수로 엄마는 좀 더 성장하니까요. 서영이는 여러분들 가정의 둘째들처럼 눈치가 빠르고 센스가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본인이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유익한 것인지를 빨리 파악하는 성향을 지닌 아이입니다. 



 서영이도 언니와 같이 책 읽기는 병행되었습니다. 그것은 서현이 덕분에 이미 저희 집의 무드(mood), 환경 조성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서영이가 유치원에서 하는 영어에 관심을 더욱 가지기 시작했고, 언니가 공부하는 영어책을 본인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언니가 멋있어 보였겠죠. 영어로 말하고 잘난 척하는 언니가 근사해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다 영어 발음이 좋게 들렸다고 해요. 어떨 때에는 영어 그림책이 예뻐 보여서 읽고 싶었다고도 합니다. 그렇게 서영이는 영어에 흥미를 가지고 영어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내적 동기를 부여한다는 것은 어쩌면 학습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동기부여가 될 것이며 모든 교육학자들이 격려하는 학습의 시작점이 될 것 같네요. 그러나 우리 아이 교육이 어떻게 우리 마음대로 되던가요? 이론과는 달리 내 아이 영어교육은 정말 막막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적 동기의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에 언급될 외적 동기유발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거죠.




 


다음에는 외적 동기유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올바른 방향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해요. 항상 양극단의 이분법적인 논리는 우리를 갈팡질팡하게만 하죠. 우리가 우습게 이야기하는 "케바케"(case by case)를 내 아이 영어학습에도 잊지 않고 선별하여 활용해야겠어요.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잘 가는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하기 싫다고 엎드려 울고 있는 내 아이들. 우리 아이들 너무 힘들지 않게 오래오래 영어 학습할 수 있도록 우리 엄마들이 도와줍시다.


               

아이들의 다양한 교육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http://instagram.com/jade81jiyeon/  


                                                             



        

이전 01화 내 아이  영어공부법 찾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