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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삶에 들이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by 글쓰는 트레이너

운동을 광고하는 문구들을 보면

'몇 kg 감량' 같은 숫자가 중심이 될 때가 많다.

마치 운동이 체중 감량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운동은 더 넓은 의미로 삶에서 밀접하게 우리를 돕는다.


운동을 통해 운동신경을 깨우고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리면서 근력을 다지면

'일상'의 모든 움직임이 쉬워지니까.


이렇듯 나는 회원들에게 더 큰 목표를 위해 운동할 것을 조언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나는 상사 눈치 보며 매일 운동했고,

직업이니까 운동했었다.

직업을 관두면, 나에게 운동은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내가 삶을 위해 운동을 하기로 결단하면서,

나에게 운동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평생 함께 동반자로 나의 삶에 들어왔다.

그렇지만 때론 운동도 일이 되어버린 날이 있다.

정신적으로 '해야지'하며 끌고 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운동이 하기 싫은 것이다.

그렇지만 힘들어도 헬스장으로 간다.

나를 그곳으로 밀어낸 힘은 뭐였을까?


솔직히, 회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직업정신이 크게 작용했다.


그렇다. 삶을 위한 운동을 말했지만,

나를 움직인 건 때로 '삶'이 아니라 여전히 '일'이었다.


생각해 보면, 운동과 무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어렵게 운동을 삶에 들일까.

나조차도 운동을 평생 하기로 해놓고도

매번 즐겁지만은 않은데 말이다.


그래서 고백한다.

내가 운동을 놓지 않았던 이유가

오로지 '나의 삶'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직업정신이 함께 버티고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운동이 조금 더 쉬웠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삶을 위한 운동은 뭘까?


내가 말하고 싶은 운동의 본질은 바로 이것이다.

삶을 버텨내기 위한 기본 훈련.

내 몸을 조절할 수 있고, 힘과 체력이 받쳐주면

우리는 비로소 '살아낼 힘'을 갖는다.


천천히 가더라도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운동을 멈추면 몸은 편안한 대로 간다.

자세는 구부정해지고 몸은 늘어지는 방향으로 가버린다.


스트레칭, 산책, 가벼운 근력운동, 수영

어떤 형태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움직임을 남겨둔다.

이건 나를 위한 운동 여유 시간이다.


그렇게 여유를 두고 가볍게 운동하다가도

때가 되면 운동의 고통을 버틸 수도 있고,

운동을 통해 몸이 단련되면 일상에서의 고통도 견딜 수 있게 된다.

몸과 정신은 연결되어 있다.

정신적으로 힘들면 운동도 싫어진다. 나도 자주 그렇다.


그래도 이때 몸까지 쉬어버리면,

나중에 다시 시작할 때 몇 배로 힘들다.

그래서 한다.

지금 겪는 고통이 나중의 고통보다 낫기 때문이다.


운동을 삶에 들이는 건 나도 어렵다.
내 몸을 단련하는 길이 애초에 쉽지 않다.
회원들에게 말로만 하라고 하고 싶지 않아서,

참 나도 꾸준히 애쓴다.


오늘 러닝 클래스에서 기초 달리기 훈련을 하는데
한 회원님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쌤은 왜 안 하세요?"


그 한마디에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역시 시키기만 해서는 쉬이 움직이게 할수 없다.

그들 운동을 위해 나도 좀 더 움직여본다.
다행히 그들보다 체력이 더 좋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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