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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의 진짜 가치는 가족에게서 시작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먼저 지키고 싶어서

by 글쓰는 트레이너

부모님의 나이대 회원님들과 수업을 하며

그들의 변화를 지켜보자면 가족이 생각나곤 한다.

우리 엄마아빠도 근력운동을 한다면

신체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텐데


부모님 품을 떠난 지 오래다.

얼굴을 보는 것도 일 년에 열손가락 안에 꼽힌다.

오히려 회원님들을 가족보다 더 자주 만난다.


트레이너로서 경력도 생기고

트레이닝에 대한 전문성이 높아지면서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지고 있다.


엄마의 허리의 전만이 심하다는 것이 보일 때,

넘어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

아빠의 굳은 어깨와 목,

얄상해지는 다리를 볼 때.

두 분에게 운동이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만날 때만 알려준다고 도움이 그리 되지 않는다.

그저 딸의 걱정 어린 잔소리로 그친다.


결국은 엄마의 디스크가 터졌다는 소식을 었다.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나의 무거운 마음은 더 커졌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움직임도 패턴이자 습관이다.

가끔 한 번으로 되지는 않는다.

굳어진 몸을 편안하게 만들고

스스로 느껴가며 학습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수많은 반복을 통해

안 쓰던 근육이 반응하고

올바른 움직임이 몸에 자리를 잡는다.


가족과 함께 살지 않으니

안 나오는 움직임을 좀 더 편하게 만들고

새로운 움직임을 재학습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멀리 있는 가족에게 그만큼 자주 가질 않고,

부모님은 스스로 하지도 않으신다.


호주에 있는 지금.

한국 돌아가서 할 것들을 생각하는 요즘이다.

다시 또 0에서 시작해야 하는 이 상황이

나에겐 기회가 되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이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가족에게 운동을 통한 자신감을 먼저 드리고 싶다고.

문득,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운동에

초점을 두는 삶을 일정 사는 것이

나에게 진정한 부를 가져다주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 능력으로 가족 이외 사람들의 건강을 챙기면서

가족의 건강을 돌보지 않았다면

나중에 나의 직업에 큰 회의감이 들 것 같다.


하지만, 가족에게 적어도 편안한 움직임과

몸을 지탱하기 위한 근력을 키우는 방법

나의 몸을 지키는 방법을 제대로 알려드리는 1년을 보낸다면 어떨까.

벌써부터 나는 나의 업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


가족들이 계단 오르고 내리기, 심지어 달리기를 하는데도

걱정 없이 자신감을 가질 수만 있다면

나는 정말 내 일을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함께 해보고 싶다.


잃어버린 움직임을 찾는 운동프로그램.

운동초보를 졸업시키는 운동학교.

운동을 배우러 왔는데 삶도 변화되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가족부터 챙겨나가며 살아보려 한다.


글을 통해 이 마음의 씨앗을

새싹으로 자라 보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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