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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움직이는 힘, 결국 사랑이었다

by 글쓰는 트레이너

코칭 시간에 회원의 트레이닝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마음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관심과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호주에서 운동을 거의 해본 적 없는 한 회원님을 만났다.
처음엔 근육통의 충격에 놀라 하셨고,

바쁜 일상 때문에 운동이 삶에 잘 들어오지 못했다.
나와 함께 주 2회 정도 운동을 하며 두 달을 보냈지만,

운동에 대해 '이게 맞나?' 싶은 상태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그분은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해주셨다.


어느 순간 생각했다.
이 흐름만으론 운동의 가치를 알기도 전에 동기가 끊기겠다.
그래서 작은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러닝 클래스1회를 추가하고, 필요한 근육 심부 마사지 케어를 해드리고,
몇 주 동안 변화를 눈에 보이게 쌓아보기로 했다.

사실 나는 비포&애프터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건 그저 하나의 수단일 뿐,
진짜 중요한 건 운동을 통해 그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였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운동을 해본 적 없던 분이 스스로 연습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근육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아가고,
걷는 법,계단 오르는 법이 달라지면서
이전과 다른 피로도, 다른 체력, 다른 움직임 감각을 경험하셨다.
그 변화가 쌓이자 다음 운동을 더 열심히 하셨다.


여전히 운동과 근육 심부 마사지의 고통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 고통의 '필요성'을 이해하셨다.
그렇게 그녀는 운동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변화는 일상에도 스며들었다.

운동이 왜 필요한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운동의 가치를 이야기할 만큼

자신감이 커져 있었다.

이후 그녀는 자칭 '운동 전도사'가 되었다.

그 모습이 놀랍고 고마웠다.


호주에서 트레이닝하는 시간이 유독 행복한 이유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운동의 진짜 가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 삶에 적용하려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사랑은 결국 사람을 성장시키는 힘이다.
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궁금해하고,
막히는 것이 있으면 찾아보고, 공부해서 적용해보고,
사람 대 사람으로 진심을 나누는 일.


기술은 공부하면 된다.
하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관심과 사랑은
한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다.

여태 내가 깨달아야 했던 것 이 부분이었다.

관심과 사랑이 깃든 진심.


이것은 나에게도 회원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더 관찰하고 그에 맞는 공부를 하게 하며,

회원 또한 운동을 통해 내면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나는 그 회원님을 정말로 사랑했다.
트레이너와 회원이라는 역할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그녀를 존중하고 응원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진심을 알아주었고,
스스로 운동의 재미와 의미를 발견했다.


결국, 한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사랑인지도 모르겠다.
그 마음이 누군가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면,
나는 계속해서 사랑하고 싶다.

사람을, 그리고 그들의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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