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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트레이닝이란

by 글쓰는 트레이너

코칭 시간에 이런 질문을 받았다.
"회원분들과는 어떤가요? 사람 대 사람으로 궁금해하시나요?"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회원들과 잘 지낸다고는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주로 '잘 먹고 잘 자는지', '운동은 어떤지'

같은 트레이닝에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나눠왔다.


사실 뭘 먹는지는 궁금하지 않다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깊게 나누는 편은 아니었다고 그냥 트레이닝에 대한 것만 회원에게 얘기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코치는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회원에게 이미 정해진 트레이닝

따라오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그 말에 고개가 갸우뚱했다.

나는 분명 사람마다 목표가 다르다고 믿고

각자의 목표에 맞춰 조율하며 함께 만든다고 생각했

내가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러닝을 오래 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평생 건강을 위해 기본 체력을 쌓고 싶어 하며,
누군가는 일상에서 다치지 않는 몸을 만들고 싶어 하니까.


혹시 내가 너무 운동에만 집중하느라
사람 자체를 덜 궁금해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결국 깨달았다.

대답을 잘못한 건 나였다.


코치는 말했다.
"예를 들면, 저에게 코칭이란 각자의 속도에 맞춰

그 사람의 성장을 함께 걸어가는 일이에요."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비로소 질문이 뭐였는지 알게 되었다.


나도 사실은 같은 마음인데,

회원님마다 대화내용, 대하는 방식, 운동의 방향성이

너무 달라서 머릿 속이 복잡하여 하나로 잘 말하지 못했다.


근본적이게,

트레이닝이란 뭔지 정리해서 누구에게 말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마다의 웰빙과 성장에 맞춰 함께 걸어가는 일.

그게 내가 말하고 싶은 트레이닝의 본질이다.

그래서 사실, 회원님마다 대화하는 내용이 다르다.



내가 추구하는 트레이닝이란?


나는 운동의 본질을 그대로 따르고 싶다.
운동은 어떤 목표를 향해 신체를 단련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 목표는 외부 기준에 있지 않다.

사람 안에 있다.

근육 사용의 균형을 맞추고,

잃어버렸던 감각을 깨우고,

운동신경을 예민하게 만든다.


그렇게 단련된 몸으로
일상을 더 편하고 가볍게 살아가는 것.
그게 내가 말하는 운동의 가치다.


일상에서 무너진 자세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말린 어깨, 굽은 등, 앞쪽으로 기울어진 골반,

과하게 들어간 허리.

'편함만을 좇는 삶'이 만든 결과다.

하지만 운동을 배우기 시작하면,
삐뚤어진 몸 사용을 자각하게 되고
조금씩 바로 세우려 노력하게 된다.
이전보다 쉽게 올바른 정렬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 변화는 결국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토대가 된다.


왜 허리나 목, 어깨처럼 자유도가 높은 관절이 아플까?
대부분은 움직여야 할 관절(등, 골반, 고관절, 발목)이
정상적으로 잘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데
아픈 부위만 수술하거나 치료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나는 치료사가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좋다.
운동을 통해 원인에 좀 더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단 하나다.
움직임.

움직이지 않는 관절이 만든 불편을 개선하는 것,
잊어버린 움직임을 다시 깨우는 것,
배운 몸 사용법을 일상으로 가져가게 돕는 것.

그렇게 활력과 변화가 쌓이면
사람은 자연스레 자신감을 얻는다.
내가 생각하는 '운동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수 있다.

나에겐 트레이너란 '운동의 진짜 가치'를 믿고
사람 한 명 한 명의 피트니스 성장을 위해
그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같다.

운동을 체중감량의 수단으로만 여기기엔 운동의 가치는 너무나도 크다. 운동의 본질과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



오늘의 코칭 이후로 생각해본 것이 있다.

트레이닝을 이끄는 데 필요한 마음.

그것이 나에게 있는가 물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다음 장에 풀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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