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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알아갈수록 삶이 가벼워진다

by 글쓰는 트레이너

그간의 회원님들을 지켜보며

아이러니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근력운동은 자주 할수록 좋아진다.


보통 운동과는 거리가 멀던 분들이

큰 마음을 먹고 운동을 배우기 시작한다.
어떤 분은 일주일에 두 시간, 정해진 수업 시간만 운동하고
또 어떤 분은 배운 동작을 복습하듯 다음 날 다시 센터를 찾는다.

힘들다 하시면서도 그다음 날 또 오시고,

그다음 날에도 오신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땀과 함께 웃음꽃이 피어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정해진 수업 시간만 오시는 분들은
어쩌면 '운동의지'를 잠시 구입한 분들일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운동은 아직 '삶'이 아니라 '예약된 일정'이다.


반면 스스로 연습하러 오는 분들은

운동이 삶 속으로 스며드는 중이다.

그 차이가 누적될수록

몸의 언어가 달라지고,

일상의 변화를 더욱 크게 체감하게 된다.

그 모습을 지켜볼 때마다

나는 운동이 '삶의 언어'가 되어가는 순간을 느낀다.


운동의 필요성은 알지만 큰 동기가 없던 한 회원님이 있었다.

그분은 일단 운동 시간을 늘려보자고 마음먹었다.
그다음 날 찾아온 근육통이 신기하게도
자신의 움직임 감각을 깨우는 자극이 되었다.
그 감각으로 몸을 다시 움직이고,
그 움직임으로 배우며 성장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 잊기 전에 한 번 더 보고 또 보듯,
운동 동작도 잊기 전에 한 번 더, 또 한 번 더 반복한다.
'어떻게 했었더라?', '그 느낌이 뭐였더라?'
몸은 움직이고, 뇌는 공부한다.
운동을 배우는 일은 결국 몸으로 하는 지적 활동이다.


몸의 감각은 점점 예민해지고,
근육 속 미세한 감각기관은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도 대비한다.
운동을 처음 배울수록 자주 움직여야
감각이 살아나고 그 감각이 자기 것이 된다.


자세를 스스로 잡을 수 있게 될 때,

체력도 근력도 더 성장하고
비로소 웨이트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때 사람들은 자신의 근육이 움직이는 걸 신기해하고,

점점 강해지는 자신을 보며 뿌듯해한다.

일상의 움직임이 가벼워지고,

삶이 달라지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하지만 이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나는 딜레마를 느낀다.

처음 운동을 배우는 분일수록 자주 해야 효과적인데,

정작 그분들에게는 운동이 가장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그들이 운동의 감각을 느끼고,
마치 옹알이하던 아이가 말을 트듯
움직임의 언어를 깨우칠 때까지
나는 어떤 방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


일단 하나.

내가 어떤 움직임이 막히는지,
어느 근육이 약한지,
걷고 뛰고 계단을 오를 때
어떤 패턴이 반복되는지를 알아가는 일.


그것이 바로 운동의 시작이자,

나를 알아가는 첫걸음이다.


몸을 알아갈수록
삶도 조금씩 가벼워진다.

운동은 단순한 몸의 훈련이 아니라,
삶이 변하는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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