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내가 체대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
'기본을 지키는 훈련이 결국 운을 만든다'는 걸
처음 몸으로 배웠던 경험에서 시작된다.
그때의 이야기는 이미 한 번 언급했던 적이 있다.
11화 나는 끈기 없는 아이였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좋은 대학교를 나왔거나
시험 성적으로 신화를 만든 건 아니지만,
내게 그 경험은 충분히 신화에 가까웠다.
그때 나는 배웠다.
좋은 코치 아래에서
기본을 '그냥 하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래서 종종 이런 생각을 해왔다.
좋은 운동 코치를 만나
선수생활을 했다면,
나는 꽤 잘했을지도 모른다고.
(물론 천성적인 재능은 논외로 하더라도.)
그러다 삶의 코치를 만났다.
삶에도 코치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올해부터 내적 성장을 위한 북클럽을 만나
삶의 코칭을 받기 시작했고,
'해보기로 한 걸 그냥 해보는 시간'을 보냈다.
읽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깨고 깨닫는 반복 속에서
내면은 조금씩 단단해졌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삶의 코치가 된다면?
작은 욕구가 생겼고,
코치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코칭은 간단해 보였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판단을 내려놓고,
가르치려 하지 않으며,
상대가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돕는 일.
상대에게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경청하며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평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자세였지만
'코칭'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실습을 하자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실체가 드러났다.
코칭연습은 내 아젠다가 아니라
상대의 아젠다에 집중하는 연습,
그리고 무엇보다
판단을 미루는 연습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쉽게 판단을 내리는 사람인지를 새삼 알게 되었다.
또, 깨달은 것이 있다면
상대의 핵심에 닿기 위해서는
호기심 있는 열린 질문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직관적인 느낌을 용기 있게 말하는 것이
곧 나의 진심이며
그 진심이 상대를 움직이는 힘이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의 직관이 누군가에게는 오해가 될 수도,
불편함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코칭 과정이 끝났을 때,
동기들과 슈퍼 코치님에게
매 순간 진심으로 임했다며 박수를 받았다.
또 얼떨떨했다.
나는 그저 하기로 한 훈련을 했을 뿐인데.
그리고 곧 낯설지 않은 감각이 떠올랐다.
아. 입시 때와 같았다.
그때도 내가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충실하게 기본 훈련을 하며
매 순간에 집중해서였을 것이다.
사실 돌이켜보면 지나온 교육 현장과
여러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박수를 받아왔던 장면들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나에게 처음으로
이렇게 말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매 순간을 진지하게 임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었고,
어디에서든 부족한 걸 채우려 애써왔다.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고
뭐부터 해나가야 하는지,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몰랐을 뿐이었다.
좋은 라이프 코치님들과 북클럽을 만나
인문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니
조금 더 본질에 집중하게 되었고,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코칭과정을 통해 삶의 방향이 또렷해지니
앞으로 제대로 잘 살 수 있겠다는 담담한 확신이 생겼다.
비전에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훈련이 뭔지 생각해 본다.
해야 하는 훈련만을 묵묵히 반복하는 삶.
얼마나 단순하고 좋을까?
그렇게 기본에 충실했을 때 결과는
무조건 탄탄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결과의 성적표는 내 몫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운이 따라올 거라는 믿음이 있다.
조급할 필요 없고 할 일만 하면 된다.
이제는 운동 훈련하듯,
지금의 목표를 향한 삶의 훈련을 '제대로' 시작해보려 한다.
그 훈련의 이름은 '루틴'이다.
루틴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서 추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하지만,
체화되면 결국 될 수밖에 없다.
어릴 적 운동선수로 살아보지 못한 아쉬움 대신,
이제는 삶의 선수로서 정해진 방향을 향해
그냥, 그것만 해보려 한다.
혹시 '루틴 추출'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브런치북을 차례대로 읽어봐도 좋겠다.
14화 '루틴'이란 '의식'으로부터 '추출'되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루틴은,
정말 찐이니까.
그냥 하면 된다.
그냥 해나가서 된 내가 기대된다.
이 브런치북의 내용은 북클럽에서 나눈 인사이트들에서 이어진 제 사유를 정리해 보는 장입니다.
https://guhnyulwon.wixsite.com/my-site-2/greatbook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