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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트레이너

예전에는 타인의 독한 모습을 보고 불편했고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나의 '독함'을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나는 조금 다르게

이번엔 내 안의 '나약한 나'를 인정하지 못해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강함과 약함, 두 극단을 오가며

작은 쟁점에 매달려 허덕이는 나를 발견했다.




오늘은 북클럽에서 작은 것에 신경 쓰느라 본질을 보지 못하고

나아가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러면서 우리의 이야기도 역시 작은 쟁점을

계속 만들며 딴 얘기로 흘러갔다.

그렇게 점점 본질과 멀어지고 있었는데

호스트가 본질로 다시 데려오는 과정에서

내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내가 독했네, 나약하네를 인정하는 걸 넘어서

아직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내가 보였다.

남에게 독하게 '보일까 봐', 남에게 나약하게 '보일까 봐'

이런저런 이미지의 포장으로 감싸며

그 안의 나는 불안에 숨죽여 있다.


나는 뭐가 불안했을까?

왜일까?

나에게 '존재감'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나 여기에 그대로 있다.'

존재감. 그 자체로 존재함을 느끼는 것.


그럼 어떻게 존재함을 느낄까?

감각적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시작이지 않을까.

눈과 귀와 코, 입, 피부가 있다는 것은

온갖 감각을 느끼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연에 속하는 인간으로서 모든 감각을 잘 느끼고 있었나.

아니. 최근에 그런 시간을 나에게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오감을 느끼는 것 그 자체.

그냥 이것이 나에게 필요했던 진짜 ‘쉼’이 아니었을까.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쉼'말이다.

실천을 위해 오늘 공원에 있는 잔디밭 위에 누웠다.

그리고 자연을 느끼면서 이 글을 써 내려갔다.


아,

내가 놓치고 있었던 건 이거였던 것 같다.

특별하지 않은데 마구 충전이 되는 느낌이다.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이었다.


진짜 쉬고 싶으면 침대에서 누울 것이 아니라

자연 곁으로 가는 것이 진짜일 수 있겠다.





이 브런치북의 내용은 북클럽에서 나눈 인사이트들에서 이어진 제 사유를 정리해 보는 장입니다.

https://guhnyulwon.wixsite.com/my-site-2/greatbook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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