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시기
요즘은 글쓰기가 조금 무섭다.
스스로 생각해도 정신이 해이해진 시기이고,
그 상태가 문장 사이로 고스란히 드러날까 봐 겁이 난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이렇듯 나는
쫄보일 때도 있고,
찌질할 때도 있고,
덜렁거리기도 한다.
그런 나를 감추고 싶은 마음이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에
안쓰럽기도 하다.
요즘의 나는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조차
또렷이 말하지 못하는 시기다.
그래서 정리가 필요하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가려 하는지,
지금의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예전의 나는
남들이 보지 않는 틈을 찾는 데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시대의 흐름은
마치 운명처럼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떠올린 생각도
몇 년 뒤에는 이미 누군가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도 저런 생각했었는데.'
그 말을 하거나, 듣게 되는 순간들이
그걸 증명한다.
그때마다 깨닫는다.
그 목표는
'생각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행동한 사람'의 것이었다는 것을.
아무리 신박한 아이디어라도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다.
결국 차이는
실천이다.
행동으로 옮길 때에만
그 생각은 비로소
주인을 갖게 된다.
머리로는 알겠다.
그래서 다시 목표를 들여다보려고 하지만
나는 지금 목표와 밀당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아가고 싶지 않은 건 아닌데,
막상 움직이려 하면
행동이 조금씩 머뭇거려진다.
그렇다면 질문을 해본다.
지금,
나의 행동을 막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는 뇌빼고 움직이는 사람이라
스스로를 생각으로 규정하기보다
내 행동을 보고 파악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피할 수가 없다.
움직이지 않는 나의 상태 역시 나인데.
휴, 쉬운 일은 없다.
그래도 일단, 몸부터 움직여본다.
내 머릿속 세포들이 열일하거라 믿는다.
그럼 생각은 그다음에 뒤따라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