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정의와 배치
이번 주는 내가 쓰는 시간들에 대한 정의와 미래를 향한 배치를 하였다. 그 배치가 0의 상태가 되어 당연하게 될 때까지 하면 결과가 안 받쳐주더라도 믿음이 있어서 덜 흔들리고 불안이 사라질 테다. 그것을 실천하고 확인하는 건 다음 주에 진행할 것이다.
0의 상태는 내 일상에서 흐름대로 진행하고 있던 나를 뜻한다. 이 흐름을 교정해 놓으면 처음엔 힘들더라도, 결국엔 적응되어 그 시간들을 믿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간들을 자동화시켜둔다면 남아도는 에너지를 내 자아실현에 실천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가 당연해지는 흐름으로 가고 싶어 져서,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정의가 필요했다. 나름대로 하는 것들이 있었으나, 매 시간마다 매 순간 고민해서 결정하다 보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게 당연한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남아도는 에너지를 과거를 여행하며 원망하고 떠올리는 것에만 사용하느라 더 아팠다. 내면의 아이가 미래의 행복을 믿지 않기에 현재가 바뀌지 않는 것이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에 딱딱 맞춰 생활하는 게 고역이었기에 흥미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들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루틴이라는 이름 하에 정해진 틀 안에서만 사는 답답함을 해소하고 내가 보내는 시간들을 일단을 칭찬해 주기 위함이었다. 이름 붙여진 행동들 중에서는 별일 없으면 조금 더 건강한 것들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럽도록 만들었다. 하기 싫지만 분명 좋을 거라고 믿는 것들을 선택하였다. 마음이 힘들 땐 건강을 위해 하는 것들을 살짝 놓아주어도 큰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를 들면 공복에 미지근한 물 마시기, 눈뜨자마자 바로 핸드폰 두고 화장실 다녀오기, 기왕이면 채소 많이 먹기, 시간 촉박해서 정리 못한 방 다녀와서 꼭 청소하기, 주에 한번 이상 정해진 시간 외에도 운동하기 등을 자연스럽게 익혀뒀다. 처음엔 유혹이 있었지만 자연스러워지니 수월했다. 오히려 스트레스받을 때 이와 반대로 하는 일들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사소한 짜릿함을 주어서 좋았다. 그 시간들이 스트레스받는 나를 위로해 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스트레스받는 원인을 찾게 되고, 결국엔 답을 찾았다.
나름대로 정의된 행동들이 고정이 되니까 행동에 영향을 받는 기분 상태를 더욱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행동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내 마음을 더욱 바라봐야 할 때라고 알아차리기 쉬워졌다.
행동이 자동화가 되면 이상상태에 대한 초기 진단과 제압이 빠를 수 있었다. 병은 초기엔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쉽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단은 쉽지만 치료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치료 후 관리의 차원으로 들어가면 자신의 상태를 더욱 빠르게 직면할 수 있어 무너지기 전에 싹을 자를 수 있게 된다.
이는 내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쌓아 올리는 과정 속에서도 적용되었다. 운동이 루틴화되어있고, 그 과정에 놓인 나는 분명 흥미를 느꼈었는데 날씨도 좋은데 자꾸만 쳐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내 상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눈을 돌리고, 쇼핑을 하고 낮잠도 자면서 그래도 해야 한다며 나 자신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밥을 굶기고 싶어 했다. 나를 해치는 생각들이 자꾸만 몰려왔는데 그것을 억누르려고 했던 마음을 마주해 버렸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선언을 하였다.
“너를 네가 해치게 하는 마음과 생각들에 난 빠짐없이 반박할 거야. 새롭게 쌓아 올린 이성은 네가 불안해하는 마음 무시하지 않을 것이고 다 들어주면서 그들을 주체로 넘기지 않게 할 테니까 그를 좀 더 믿어줘.”
라는 말을 소리 내어하였다.
효과가 있었다. 마치 마법소녀 주인공이 된 것처럼 주문이 통한 것에 신기해했다.
‘아휴 밥을 먹어서 뭐 하나 ~’라는 마음의 소리가 ”맛있는 거 먹여주면서 너한테 사랑을 들려주는 건데? 그러니까 더 맛나게 먹자 ~ 그래야 살도 안 찐다?” 라며 나를 예뻐해 주는 말로 바뀌었다.
그러니 잠도 더 잘 왔다. 불안에 의해 불면증으로 고생한 내 모습이 바뀌었다. 그렇게 자다가 새벽에 눈을 떴는데, 신뢰가 생긴 것인지 내 마음의 소리에 더 따스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과거의 나를 지켜주던 이성의 어른에게 귀여움 받던 내면의 아이가 그를 놓아주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새롭게 쌓아 올린 나의 이성을 좀 더 믿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믿어달라고 윽박지르지 않고 나에게 더욱 다정하게 다가갔다. 마음 당장 바꾸라고 소리치지 않았다.
믿음을 주는 말들을 잔뜩 해줬다. 새롭게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 나의 사랑의 대상에게 바라는 것들을 내가 해줄 수 있고, 이 빛나는 모습을 알아봐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 아니면 안 만난다는 생각이 이를 지지해 주었다. 미래를 향하는 이성과 과거를 향하는 감정을 마주하여 감정을 품고 있는 내면의 아이가 떨지 않고 행복해도 된다고, 이제는 너의 말도 잘 들어주면서 같이 갈 거라고 끊임없이 수다를 떨었다.
그러니 진정으로 내가 그리는 미래가 선명해졌다. 해야지,, 하면서 의무감에 휩싸여 미래를 생각해 내라며 재촉하던 나를 내려놓으니 더욱 잘 보였다. 그러기 위해 먼 길을 돌아왔다. 루틴이라는 방향성과 길에 대한 생각은 목적지가 생긴 뒤에야 쌓아 올릴 수 있었기에 더욱 조급하게 생각했던 것이 지난 2~3 주간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지연시켰다.
행동이 없었으면, 그 행동이 무너지려는 신호를 놓쳤다면 나는 끝없는 우울에서 행동을 쌓아 올리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느라 아파했을 것이다. 이제는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이는 만큼, 이 빛에 닿을 때까지 아파했던 시간들을 소중히 하며 사랑할 것이다. 이 시간들을 지킬 것이다.
행복이라는 의미가 완벽한 죽음이라는 정의에서 현재의 순간을 사랑하는 나를 이해하고 즐기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생긴 행복의 끝없는 자유를 만끽할 것이다.
현 상태에서 변화가 좋은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알고 있지만 적응이 느려 힘들어하는 나에게 바치는 편지다. 이를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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