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날이 그리도록 흐리더니
기어코 비가 내린다
밖에 비친 너는
그렁그렁
얼룩져서는
손을 내밀어 벅벅 닦아내 보아도
얼룩만 번져서는
여전히 그렁그렁하다
툭
툭
두드려도 보고
꼬옥
양팔가득 당기어도 보았지만
눈을 질끈 감은채로
있는 힘껏
너를 밀쳐내고 나서야
후두두둑
잔뜩 번진 네 자리로
빗방울 가득 채워진다
[ 고등학교 때는 왜 그리도 글을 끄적거리는 것이 좋았는지 그저 마음 둘 곳 없던 때 그렇게 표현해보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한 번은 성균관 대학교에서 산문부와 운문부로 경시대회를 했던 적이 있었더랬다. 그 때 시제가 바로 창이었는데, 나는 운문부에 참여했었다. 그런 대회는 처음이라 그래서인지 썩 마음에 드는 글을 쓰지는 못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 창을 바라보다 문득 그 시절을 추억하며 오래간만에 그 때 그 시제로 글을 끄적여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