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시청한 뮤직비디오는 모두 4편,
2편은 흡수 성공.
나머지 2편은 실패.
최근에 흡수 성공한 능력은 ‘이재하’의 재능이다.
이제 3명의 재능이 내 몸 안에 흡수되었다.
지금까지 이 모든 재능들은 이미 사망한 사람의 것이라야 흡수가 되는 것을 알았다.
클래식 음악의 화성학을 기반으로 이제 작사, 작곡, 편곡이 가능해졌다.
시대가 변하고 있기에 그의 능력은 나로 인해 더 빛날 수 있다.
그의 재능은 죽음으로는 소멸하지 않고 나로 인해 되살아난 것.
마지막에 흡수되는 능력은 기존의 능력과 부딪혀 애를 먹었다.
하지만 그 결과, 1+1이 2가 되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3 혹은 4가 된다.
이것은 능력치로 보면 200~300%의 발전.
하지만 죽은 뮤지션의 일부 기억과 정서까지 흡수하기에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게 필요 없는 기억들은 저 깊은 심연의 저장소로
옮겨지는 데까지 더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그러니 완벽하게 나의 것으로 수용, 발현시키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뮤지션의 재능과 그가 살아온 환경에 따라 불규칙했다.
더군다나 재능이 담겨야 할 나의 몸뚱아리도 거기에 맞게 훈련되어야만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나는 이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본선까지는 단 5개월.
’95 창사 50주년 기념 MBS 강변가요제.
대우 대학교 창립 이래 시도해 본 적 없는 가요제에 참가 신청했다.
대학교 총장 비서실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예선부터 진행해야 함에도 이미 본선에 나가서 경연에 소요될
비용 일체를 장학금 형태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팀 결성과 미소년 같은 내 몸을 강인한 기타리스트의 몸으로 키우는 것은 나의 몫.
예선 전까지 주어진 시간 단, 2달. 그리고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백지수를 믿고 있는 사람들.
우려의 눈빛을 보내는 친구들.
그리고 나를 경계하는 꼰대들, 그리고 스파이더스.
그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기필코.
하나의 음악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삐삐가 울렸다.
“4133 4133”
‘내일의 세상 내일의 세상’
내일의 세상, 하제의 누리에 뮤직비디오가 도착했다.
‘1987~1995, 라이브 공연 모음 - 3’
이번에 내가 맞이할 분은….
‘뮤스의 임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