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19

by 빨간우산

공은 왜 그물 너머로 던지는가

왜 공을 그물 안으로 차넣는가

던진 공은 왜 굳이 치고 달리며

쥐고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인가

저 높고 험한 곳은 왜 오르려하고

저 멀고 깊은 곳까지 왜 떨어지는가

땅 위에 선을 그어 달리는건 왜이며

멀리 뛰고 던져 선을 긋는건 왜인가

좁아터진 동그라미를 그려 왜 굳이 맞히려 하며

넓은 마루마닥과 높은 장애물은 왜 구르고 넘으려 하는가

너와 나는 왜 옷깃을 서로 부여잡으려 분투하고

허공에 발질 손질 칼질을 하며 어디에 닿기를 바라는가


대체 누구의 무엇을 위해

이토록 허망한 법을 만들어

달려들어 지키지 못해 안간힘인가.


인간은 도대체

왜 이 모든 것을 만들어

고통에 신음하고 절망하면서도

이 모든 것을 넘으려 하는가.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하는가.

우리가 왜

인간인가를.

우리는

무엇으로 인간인가를.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대답의 끝없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오늘도 묻고 넘고 답하려 한다.

그 끝없는 질문과 답없음의 줄다리기 한가운데

스스로를 넘어서려는

인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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