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여성판 심야식당 같은 분위기의 이 드라마는 등장인물 각자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들 각자의 선택과 삶을 조용히 응시하게 해 준다. 그런 응시의 시선은 드라마 한 편이 끝나는 순간 나에게 되돌아와 내 인생과 선택들에 대한 생각으로 나를 이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건 각자의 선택의 몫이지만, 때로 그렇게 선택한 인생을 뒤돌아보면 그때의 그 선택은 '선택'이 아닌 어떤 '이끌림'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마치 이 드라마의 주인공 '키요'처럼.
그녀는 마이코가 되기 위해 집을 나섰지만 마이코를 위해 음식을 해주는 요리사가 되었다. 후회하지 않느냐는 친구의 물음에 키요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요리사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것 같아.
드라마라서 가능한 이야기일까. 아니, 그렇지 않다. 내 인생, 당신의 인생을 뒤돌아보더라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땐 그런 선택을 했을 거야, 라고. 마치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 그랬다는 듯이.
원인과 결과의 인과율이라는 세상의 법칙은 어쩌면 다른 무엇이 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인간의 욕심과 후회가 빚어낸 상상의 사고방식이 아닐까.
나는 선택하는 게 아니라 이끌리는 게 아닐까. 그것이 나이므로.
삶은 살아내는 것이지만, 때론 그 속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 가만히 삶을 응시해 보는 시선도 필요하다. 그럴 때면 삶에 대해, 그 신비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드라마처럼.
※ 드라마를 다 보고 이 글을 쓸 때까지도 몰랐다. 이 드라마의 각본과 연출이 '고레에다 히로카즈'였다니. 세상에. 어쩐지 드라마가 좋더라. 역시 난 그의 시선을 좋아한다. 아니 그의 시선에 이끌린다.
원작: 코야마 아이코
연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외
출연: 모리 나나, 데구치 나츠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