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나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와 같은 심정으로 아침을 맞이했다. 그것도 40여년 동안을. 더 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나는 모든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쉬었다. 아침마다 체조를 하고, 명상을 하며, 음식을 해 먹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다. 아무하고도 연락하지 않았고,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자 나는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못된 삶을 살아왔는지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마치 데미안에서처럼, 단단했던 알의 세계에 균열을 내고 또 다른 세계의 빛을 맞이하는, 그런 경험과도 같았다.
그 이후론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최대한 나와 내가 원하는 것만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했다. 새로운 삶이, 아니 본래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