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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 작가 Jun 19. 2021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만난 사람들 #00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던가, 끊임없이 타인과 교류하며 살게끔 설계되어 있는.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교류에 목말라있다. 본능적인 갈증을 충족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까. 인간이 바라는 감정의 최고봉, 종착지인 행복일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은 행복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을 만난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이로 인해 행복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만 쌓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능이기에, 이러한 리스크를 알면서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 사이의 만남이다.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최근 몇몇 지인들을 만나 이러한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부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실 행복이라는 게 어떤 건지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다들 비슷한 대답을 들려줬다. 일 안 하고 쉴 때, 데이트할 때,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소주 한 잔 할 때 등 지긋지긋한 평일과 업무에서 벗어난 휴식 시간이 그들의 대답이었다. 질문을 조금 바꿨다.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실 것 같아요? 즉,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소위 말하는 꿈에 부합하는 일인가요?"


 질문을 받은 지인들은 다시 한번 생각에 잠겼다. 각자 다채로운 대답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놓았다.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가 뭐예요?"


 한 분은 나에게 도리어 질문을 던졌다. 나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만남을 가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만남에서 뿜어져 나오는 이끌림을 좋아한다. 독립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그들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사랑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유, 행복이다. 내가 지금까지 느껴본 가장 큰 행복 또한 사람을 만나면서 이루어졌다. 연고가 없는 사람이 한 번의 만남으로 인연이 되고 친구가 되는 것, 서로의 영역에 발을 들이고 어느 순간엔가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순간까지. 사람의 본능이자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겠다.


 "저는 사람 만나는 게 제일 좋아요. 행복하다고 느끼거든요. 그렇다면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 한 번 물어보고 싶었어요.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이들의 행복은 무엇일까. 업무와 휴식이라는 양분화된 시간에서 각각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내가 만난 사람들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 만남을 이루게 되었을까요. 만남을 가지기 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던 느낌과 생각이 있을 거예요. 이미 잘 아는 사람일 수도, 처음 만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시나요, 오늘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손목의 타투는 어떤 의미인가요. 당시의 감각적인 모든 것들이 만남의 부산물이죠.


 만남, 그대로를 충실하게 기록하려고 합니다. 내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간직하려고 합니다. 수많은 행복을 앞둔 사람으로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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