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보통날
너에게 보낸 봄은
나의 욕심이었다.
한 겨울의 버스 정류장에서
너와 마지막으로 나눈 입맞춤은
안녕이란 인사말 대신이 되었고,
그 마지막이라는 시간은
나의 마음속에 영원히 겨울이 되어
차갑게만 남아 버릴 것 같았다.
그 후, 봄이 온 제주로 향했다.
우연히 먹어 본 천례 향의 맛이 꼭 봄이 인 것 같았다.
그리고, 꽃 집을 지나며 유독 향이 강하였던
노란색의 프리지어 꽃 잎 들도.
나는 너를 노란색이라는 색으로 기억하고 있고
우리가 만난 계절은 벚꽃으로 물든 봄이었으니
너 와의 마지막도 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봄만큼은
너의 두 손에 가장 먼저 봄을 쥐어 주고 싶었다.
너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너에게 말하는 마지막 인사.
고마웠다, 미안했다.
보고 싶고, 사랑한다.
이 세상의 모든 수식어를 사용하여도
내 마음이라는 형태는 만들어내지 못할 거다.
이 봄비가 그치면
우리가 처음 나란히 보았던 봄이 오겠지.
아찔 했던 바르셀로나에서의 봄처럼.
부디,
행복하고 건강해라.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 한,
너 조차에 게도 비밀로 두었던 내 속마음에서만
남아 있는 말 들을 이렇게나마 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