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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RESQUE Nov 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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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함께가 되었다

또 카나이 후유키의 이야기. 그는 진은 처음에는 혼자이지만 만들기 시작하면 함께가 된다고 말했다. 그가 삼부작으로 펴낸 롱웨이홈의 첫번째 책 홈을 펼쳐보다 꽤나 많이 마음이 울컥했다. 그는 진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지 않았고, 성에도 사람 수만큼 다양한 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는 lgbt가 아니라 lgbtq라고도 했다. 여기서 q는 의문, 즉 question이다. 더불어 롱에서는 우리는 무언가 잘못된 걸 갈망하고 있고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 건 아닌가 자문했다. 마음에 다가온다.
진을 통해, 홈과 롱을 통해 나는 함께가 되었다.

거의 혼자인 생활이다. 그런 일상이다. 집에 돌아가면 엄마가 있고, 누나들이 있으며, 열여섯 된 강아지 곰돌이가 있지만 거기서 나아가는 일상에 한계는 있다. 그러니까 매일이 비슷하게 굴러간다. 하지만 취재를 하다보면 누군가를 알아갈 수 있다.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할 수도 있다. 원하지 않아도 함께가 된다. 그 느낌을 정말 오랜만에 맛보았다. 인터뷰를 했던 때가 떠오른다. 정해진 시간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도착한 카나이는 따뜻한 차이를 시켰었다. 조금씩, 한 모금씩 마시면서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를 모색하던 얼굴이 떠오른다. 그는 나에게 조금의 쑥쓰러움과 함께 커미아웃을 했다. 순간 마음의 동요가 일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후회가 된다. 후회된다.  

그에게 메일을 한 통 쓸 생각이다. 그리고 내 마음을 표현할 생각이다. 비록 진은 아니지만, gmai과 gmail 사이의 오고감이겠지만 그럴 생각이다. 운동을 했다. 새벽녘이다. 밥을 먹었다. 청국장이다. 곰돌이의 물을 갈아줬다. 많이 드셨다. 화장실도 바꿔줬다. 쉬를 별로 하지 않았다.
방송을 들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래 전 글을 브런치에 옮겼다. 꽤나 힘이 든다. 일상이다. 일상은 일상처럼 흘러간다. 오늘도 반복되는 게 일상이다. 하지만 생각을 해본다. 급하게 바꿀 수 없는 게 일상이다. 무리는 무리수가 되곤 한다. 하지만 질문이 시작일 거란 생각이 든다. 질문이 일상을 조금은 입체적으로, 그렇진 않더라도 약간의 볼륨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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