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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RESQUE Jul 06. 2020

여름에 피는 꽃, 코로나라는 꽃

계절의 앞면과 뒷면


어쩌면 모두 코로나 때문. 졸(입)학식을 비롯 축하할 자리를 잃어버린 시절에 긴자에선 돌연 갈 곳을 잃어버린 생화를 활용해 건조 작업 후 작은 꽃을 덧붙이고 엮어 꽃무더기 조형을 제작했다. 타이틀이 into hope. 일본에선 우리보다 많이 늦게 오늘부터 비닐 봉투에 값이 매겨지는데, 편의점에선 보통 3엔, 또는 5엔에 판매한다. 로손에선 그 봉투에 요시모토 바나나, 이사카 코타로, 츠츠이 야스타카의 짤막한 글귀를 적었고, 이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바나나의 글이 적힌 봉지라면 아마 한 번은 더 쓸 것 같다. 얼마 전 D&D의 나가오카 켄메이는 "앞으로의 D&D는 얼마나 시간을 더 느리게 할까"라고 이야기했고, 어쩌면 그게 이런 그림일까. 버리는 걸 참 잘 못하는 나의 경우라면, 오히려 버리지 못한 비닐이 쌓여 쓰레기를 품고 살 것도 같지만. 어쩌면 모두 코로나 덕분이다.



흔히 '쪼리'라 부르던 신발은 영어로 flipflop이라 하거나 비치 샌달이라 하고, 난 예전부터 '쪼리'란 말의 발음이 영 싸구려같아 잘 쓰고 싶지 않다 생각했지만, 그 '쪼리'가 사실 전통적 기법으로 게타를 만들던 시절의 단어 'zo-ri, 草履'라는 걸 오늘에야 알았다. 교토엔 그 게타 장인 아래서 수행하던 남자가 가게를 개조해 신발 숍과 그에 걸맞는 무드로 셀렉한 패션 잡화 가게를 오픈했고, 하나하나 모두 오더 메이드다. 지난 해 장인을 조사하며 알게된 '고에몽'은 말하자면 IT 쪽에 일하던 두 친구가 창업한 브랜드인데, 그들의 게다 unda엔 에어 쿠션도 붙어있다. 역시나 한정 수량 리미티드 판매. 지난 해 그걸 사보겠다고 홈페이지를 수 십번 들락날락 하다 여름은 끝나고 말았다. 말하자면 쪼리의 계절이 되었는데 게타를 신고 타박타박 아스팔트를 울리는 소리는 아직 멀기만 하고, 오늘 난 나의 도쿄 장인 원고, 프롤로그를 수정해 송고 완료했다. 근데 사실 여름은 금새 끝나버리고 마는데, 7월은 시작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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