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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둘 남자의 100번의 밤

하루가 하루가 아닌 사람들

by MONORESQUE

인터뷰이가 이야기한 영화 대사를 확인하느라 영화를 다시 돌려봤다. 하지만 찾지 못했고, 에라 모르겠다 들린대로 보냈는데 빨간 표시가 되어 돌아왔다. 뜨끔한 맘에 그 문장을 다시 찾겠다고 다시 돌려봤는데 역시나 찾지 못하고 결국 구글, 야후 재팬을 들쑤시다 모든 대사를 올려놓은 사이트를 발견했다.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대략 두 시간이 조금 넘는, SF물. 인터뷰이는 조금 틀리게 그 대사를 말했고, 원고에 넣어보니 그 대사는 A4 한 줄을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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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모토 요지를 너무 좋아해 아들 이름을 '요지'로 지어버린 남자가 있다. 들으면서 그저 재밌다 웃기만 했는데 여기엔 왜 하필 이름을 둘러싼 일본의 복잡한 속내(규정, 30년 사이에 무려 40번 개정을 해버리는 호적법)가 있어, 43년 야마모토 요지는 되고, 83년 '요지'는 되지 못했던 이유를 파내느라 등꼴이 휘는 줄 알았다. 90년이 돼 그 한자는 다시 이름에 쓸 수 있는 한 자가 되었는데, 내 기자 인생 기념할 만한 삽질이었다. 장인을 만나며 그들을 이야기하며 아마도 가장 장인스러웠던 어제의 에피소드. 하루는 하루가 아님을 장인은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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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현의 사라지는 센토를 담은 마츠바라 유타카의 사진들. 예약제로 진행되는 전시의 타이틀은 Local public bath "sento". 아사쿠사의 100년 된 센토 '히노데유'는 코로나가 시작되고 "목욕은 집에서 하자"란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도쿄가 영업 자제령을 내리며 대상에서 제외했음에도 "아마, 망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웃음), 안전해지면 다시 만나요"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가을 그를 만났을 땐 고령화와 시설의 노후 등등으로 문을 닫는 센토의, 그럼에도 이어가는 오늘을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다른 대목에서 또 다른 문턱 앞에 서있다. 그곳의 4대 타무라는 1년 만에 유튜브에 새 에피소드를 공개했는데, 주제가 24살의 연애를 이야기다. 난, 늦은 밤 베로체에서 "센토는 동네 이웃끼리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곳이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던 서른 둘의 그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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