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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르군 May 01. 2022

집사의서평 #48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끝까지 속이는 건가?


들어가는 말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란 소설로 이미 한번 만났던 작가 피터 스완슨의 작품. 엄밀히 따져서 추리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범죄물에 가까운 소설이다. 죽어 마땅한 사람들에서도 역시 그랬고, 이 소설에서도 범인을 밝혀나간다는 느낌보다는 사건의 배경과 원인, 등장인물 간의 심리 등을 재구성하는 느낌.

 이런 류의 소설에서 독자들은 마치 모두 다 무너져내려 흩어진 각각의 파편들이, 마치 거꾸로 감는 필름처럼 조금씩 되돌아가 궤가 맞춰지며 웅장한 탑의 모습을 갖추는 과정에서, 증거와 힌트들을 추적하여 범인을 꿰어 맞추는 추리소설과는 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소설은 소설일 뿐, 따라 하지 말자


 주인공 맬킴은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한다. 마약과 얽힌 사건으로 아내를 잃은 지 5년, 한때 서점 홍보용 블로그에 자신이 선정한 추리소설 목록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 어떤 연쇄살인의 단초일지도 모른다는 FBI 그웬의 방문을 받게 된다. 

 그웬의 방문과 설명을 듣고, 일견 가능성을 느낀 맬킴은 그웬과 함께 사건들을 꿰어 맞추기 시작하고, 자신의 지난 과오와 깊게 연관된 가상의 살인자 '찰리'를 상정하여 추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종국에 자신이 예상했던 인물이 아닌 제3자로 밝혀지고,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며 찰리의 살인을 멈추고자 방아쇠를 당기고 만다. 



모두를 속이고자 자신도 속이는가


 일단 이야기의 구조도 탄탄하거니와, 작가가 기존의 추리소설들을 인용하는 내용들이 매우 알차다.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다른 건 몰라도 일단 소설에서 언급되는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만 봐도 추억이 새록새록할 것이다. 

 거기다 흔한 소재인, 자신의 과오를 알고 있는 자와 범죄를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내 죗값을 받더라도 범인의 범죄를 멈출 것인가는 고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뇌의 모습은 과연 진실된 본인의 모습인가라는 의문을 넣어 색다른 반전(반전이 맞겠지..)을 맛볼 수도 있겠다. 

 다만, 마지막 장에서 읊어지는 모양새를 보아하면, 개인적으로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고백하는 유서의 형식을 취한 듯했는데 상당히 찝찝하다. 

 몇몇 소설에서 그러하듯, 가끔은 범인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과거를 회상하듯 자백하는 마지막 파트가 알고 보니 마지막까지 독자를 속이는 트릭인 경우가 있었으니까. 

 그러나 마지막 이런 찜찜함을 차치하고라도, 모든 조각들을 참 잘 맞춰놓은 탄탄한 범죄소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겠다. 




본 서평은 서평단 참여로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증정받아 작성하였으며,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로 적었음을 밝힙니다.



개인 블로그 : https://blog.naver.com/uyuni-sol

※ 블로그 셋방살이 중입니다. '작가의 서재' 방만 제 관할입니다. ㅠㅅ ㅠ


개인 인스타 : https://instagram.com/jeakwang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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