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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coach Dec 19. 2023

내가 꼰댄가? 걱정이신 분들을 위해.

(Feat. 6 box model)


대학원 2학기차가 끝났다. 이번 학기엔 도대체 이걸 왜 배우는 걸까?라는 생각을 여러 번 한 시간이 몇 번 있었다. 그중에 제일 먼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거다. 



이것은 6 BOX MODEL이라고 한다. 교수님이 이 모델을 주창한 교수에게서 배워온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준 내용이다. 이 내용을 배우면서 현재 조직에서 일어나고 있는 양극화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었다. 이 이론이 힘을 발휘하던 시대가 있었을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2023년 12월,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이 모델은 수정이 필요하다.


이 이론에 따르면 1번에서부터 6번까지가 조직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순서다. 조직이 기대하는 것과 바라는 바를 구성원에서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그에 필요한 리소스나 툴을 제공하며 그 결과에 따라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에게는 기술과 지식, 그리고 그것을 고르고 결정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이 동기다. 이 순서는 문제해결의 순서로도 본다. 즉 무언가 일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면 지시가 정확하게 되었는지, 그에 대한 피드백이 명확했는지를 따진다. 그리고 필요한 리소스를 제공했는지, 그에 걸맞은 인센티브를 제공했는지를 본다. 그리고 개인이 얼마나 그 역량을 발휘하려고 했는지를 보는 것이다. 그래서 1~5번이 잘 되면 6번이 좋고, 잘 안되면 6번이 나쁘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6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하고자 하는 동기와 의욕이 1번이다. 그리고 그것이 분명하면 다른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본다. 여러 번 생각하고 한 학기 내내 생각했는데, 역시나 내 결론은 6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즉 6번이 시작이지 결론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내가 그 일을 하려는 동기, 그것이 돈일 수도 있고, 경력 자체일 수도 있으며, 성장하고 싶은 욕구, 재미있거나, 사명이라고 느껴서 일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분명하다면 그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그걸 해내기 위해서 스스로 필요한 부분들을 개발시켜 나가고, 교육도 받고, 타인의 도움을 구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그에 따른 인센티브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이 6 BOX모델을 수업에서 배운 학생들은 현업에서 1번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것을 이해하고 돌아갔다. 처음엔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너무나 조직적인 관점에서만 그렇다. 조직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나누어 각 개인에게 해야 할 몫을 정해주는 것은 개인에게는 너무 좁다는 느낌이 든다. 한계를 이미 정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가 분명한 것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에 맞추어할 만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6번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하라고 세상은 말하고 있고, 많은 구성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조직에 첫발을 내딛는다. 그럼 조직에서는 아니?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려면 왜 회사에 들어왔어? 회사는 회사가 하려는 일을 제대로 해낼 사람이 필요해. 그러니 우리의 기대는 이거야. 너는 이렇게 하면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방법 없어? 다르게 해 볼 수 있는 거 없어?라고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나쁜 피드백을 받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는 구조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라는 것은 어느 장단에 춤추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그러면 결국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가장 쉽고 좋은 피드백을 받는 방법이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조직 내 세대차이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었다.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스스로 응답한 세대는 시니어 세대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대가 너무 빠르게 변하니 그것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나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는 생각에서 일 수도 있다.



수업을 들으면서 조직 안에서 느끼는 주니어들의 심정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새로운 것 없냐고 맨날 쪼지만 막상 새로운 것을 얘기하면 그게 되겠냐? 내가 너한테 그런 거 하라고 시켰냐? 와 같은 피드백이라면 누가 뭘 새롭게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을까? 심지어 평가 항목에 얼마나 새로운 관점으로 일을 시도했는가?라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에 대한 평가는 시키는 일을 얼마나 더 잘 해내려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가?라는 마인드로 보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 더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나는 6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마 누군가는 1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그 둘이 서로 다름을 안다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둘 다 의도는 같다. 조직의 발전과 개인의 발전이 상생하는 것. 


왜 1번이 중요한지, 왜 6번이 중요한지 서로 그것에 대한 이해를 시작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아주 작은 변화는 시작될 수 있다. 핵개인의 시대라고 한다. 우리는 어느 관점에서 조직과 일을 바라보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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