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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May 10. 2022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의 시작

책을 읽기 시작한다

[ 01. 요즘 것들의 사생활 먹고사니즘 : ep.05/나 ]


요즘사 유튜브와 김 소장의 질문을 시작으로 일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솔직히 31살이라는 누군가 정해 놓은 듯 뭔가 바쁘게 일하고 커리어를 쌓아야 할 것 같은 나이에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혼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너무나 강렬하게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버렸기 때문에 이 고민을 이어 나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똑같이 살 수 없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자연스러운 고민이었던 게 나는 일을 이렇게 쉼 없이 한 적이 없었고 미처 알지 못하는 영역을 경험하게 되면서 고민도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이었다. 이전에 인턴 경험을 하면서 워라밸, 소확행 같은 트렌드 적인 개념들은 익히 알고 있었고 공감하고 있었다. 단순히 그걸 쫒아야 되는줄알았지, 그게 나에게 맞는 가치인지 진짜 내 삶에 중요한 요소들이 되는지 고민해 본 적은 없었다.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를 깊게 고민하고 싶었다. 그저 하루 이틀하고 마는 그런 고민이 될 것 같지도 않았고 매일 매일 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에는 다양한 INPUT이 필요로 했다. 


요즘사가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 같아서 요즘사를 보고 또 보고 있던 와중에 텀블벅에서 인터뷰 내용에 플러스알파가 담긴 책을 요즘사 유튜브를 만드는 900KM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었다. 물론 인터뷰는 올라온 것을 모조리 다 본 후였지만 책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서 바로 텀블벅에서 후원하기를 클릭했다.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은 2021년 나에게, 그리고 OO 건축 퇴사에 있어 중요한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 점심시간 책 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텀블벅으로 구매한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 900KM 지음.


후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은 후원 목표를 달성해서 제작에 들어갔고 자취방으로 배송이 된 다음 날 바로 회사에 가져갔다. 사실 출퇴근 복잡한 지하철에서 읽은 자신은 없었고 요즘사 책을 읽기 전부터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투썸플레이스로 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책을 읽곤 했다. 같이 밥을 먹던 1팀과 3팀 사람들에게 나는 다이어트를 하려고 샐러드를 먹겠다고 했다. 팀점을 안 하는 걸 탐탁지 않게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샐러드를 같이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나의 점심시간이 자유로워졌다. 책을 들고 투썸에 가서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내 일에 대한 여러 가지 레퍼런스와 생각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내 생각과 맞닿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느낌도 들었고, 진짜 내가 회사원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또한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도 들었다. 영상으로 접하지 못한 내용이나 인터뷰이도 있었고 900KM가 인터뷰를 다 하고 책을 만들면서 느낀 생각들도 읽을 수 있었다. 짧은 점심시간 동안 얼마나 몰입해서 읽었는지 잠시나마 나의 아찔한 현실에서 다른 세계로 여행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래서 좋았다.


그렇게 평일 점심시간마다 여행을 떠났다. 회사에서 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캐드에서 선을 긋다가 점심시간에는 정말 책이 주는 내용과 영감으로 머리를 꽉꽉 채웠다. 그리고 드는 생각들을 표현하고 표출하고 싶어서 출근길에 고민을 글로 적어서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했다. 정말이지 야근하며 잠이 부족해도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메모장을 켜놓고 글을 쓰는 나의 모습은 정말 치열하게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나에게 퇴사, 더 크게는 내 삶과 일에 대한 실타래를 풀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첫 번째 책 <요즘 것들의 사생활 : 먹고사니즘>을 읽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다. 앞으로 내가 1년 넘게 일과 삶에 대해서 지속해서 고민하게 될 줄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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