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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May 24. 2022

나를 브랜드로 만들라고 하는 책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 03.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 ep.12/책 ]

*제 글은 첫 에피소드 부터 이어져 오는 시리즈입니다. 제 브런치로 오셔서 이전 에피소드를 이어서 읽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는 카카오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 김키미가 알려주는 퍼스널 브랜딩에 관련된 자기계발서다. 아주 전형적으로 나는 페르소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퍼스널 브랜딩으로 향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디서든 영향력을 가지려면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보는 관점과 하나의 브랜드로서 나를 세상에 알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브랜드 사례들을 가지고 그걸 퍼스널 브랜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작가의 인사이트로 채워진 책이다. 카카오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가 쓴 책이라니 이미 전문적으로 퍼스널 브랜딩이 뒷받침하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나도 OO 건축 건축파트 사원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좋게 봐줄까? 이런 생각도 잠시 스쳐 갔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았다. 그 타이틀 자체로 브랜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기억은 더듬어 보면 퍼스널 브랜딩 이전에 나 자신을 알아야 하는 중요한 과정이 더 와닿았다. 아직 나는 어디에 확성기를 대고 알릴 콘텐츠도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브랜딩이 부족했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말하는 브랜딩은 마치 자신의 취향이나 성향을 알아가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대로를 브랜드화해서 널리 알리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 아닐까. 어떻게 보면 사이드 프로젝트의 페르소나는 방향의 문제였다면 퍼스널 브랜딩은 태도와 how의 문제로 다가왔다. 물론 더 나아가서는 당연히 why까지 붙는다. 나는 과연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어떤 역할과 태도를 취하고 싶은가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 생각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날 잘 아는가? 라는 질문들로 이어졌고, 나를 잘 알아야 브랜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먼저 나를 분석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를 파악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자신을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고 매일매일 새롭게 변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나 자신을 관찰하고 조금 다른 관점에서 나를 볼 줄도 알아야 한다. 요즘에는 MBTI나 다양하고 꽤 근사한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알아내기도 한다. 물론 정말 재미있는 놀이이고 문화지만 결국 맞다, 틀리다를 생각할 뿐 그걸 브랜드까지 만들어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를 브랜드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건 2016년도에 대한 기억이다. 2015년 학부를 졸업하고 한참 건축사사무소 인턴을 열심히 하다가 인턴만으로 번아웃이 온 적이 있었다. 당시 주 7일 매일매일 12시간 이상 넘게 일해온 탓이 컸을 것이다. 인턴 기간에 끝나도 좀 더 연장해서 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이 들어왔지만, 그것도 마다하고 서울에서 1년 동안의 자취생활을 뒤로한 채 대전 본가로 돌아왔다. 엄마는 걱정하셨고 나는 특별한 계획이나 생각이 없었다. 2016년에 나는 26살의 나이로 엄마와 누나가 사는 대전집 거실에서 지냈다. 먼저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고민의 시간도 필요했다. 정말 내가 건축을 이어 나갈지, 아니면 방향을 좀 틀어 다른 분야를 찾을지 고민하고 싶었다. 그 당시 집 건물 아래에 있던 작은 카페에서 알바하면서 지냈다. 용돈 벌이 정도만 하고 본가에 들어가 생각 없이 살았다. 거의 처음 아니었을까? 아무 계획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었다. 아주 온전한 백수가 되었다. 종일 책도 읽고 산책도 했다. 가끔은 카페도 가고 엄마랑 밥도 해 먹었다. 디폴트가 되어보니 알겠더라. 나는 뭔가를 만들고 싶어 했다. 내가 달고 있는 타이틀이 없어지니 태초 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때 스튜디오-502를 만들었다(무려 사업계획서까지 얼추 써보기도 했다). 이름은 심심풀이로 서울 첫 원룸 자취를 502호에서 했기 때문에 지었는데, 사회에서 처음 나와 만든 나만의 공간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스튜디오-502에서는 나 ‘재민’이 무엇인가를 만든다. 무엇을 만들지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다. 음악이 될 수 있고, 그림, 웹사이트, 영상, 사진 등 모든 채널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창조적인 놀이터를 만들었다. 그렇다! 여기서부터 내 브랜드를 만들면 되겠구나.


스튜디오-502를 나는 지금 이렇게 정의한다.


“502호는 제가 사는 집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저만이 구축한 저의 creative 세계이자 회사, 학교, 집을 구분 짓지 않고 저를 기준으로 한 활동 영역입니다.”


스튜디오-502안에서 나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나는 창조적 행위를 하면서 과연 나는 왜 만들고, 왜 그리고, 왜 쓰고를 고민한다. 더 나아가 어떻게 일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살펴보고 기록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를 수집하고 만들다 보면 내 본연의 모습이 브랜딩이 되지 않을까?


퍼스널 브랜드 마케팅에서는 먼저 퍼스널 브랜딩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마케팅하기 앞서서 나는 나를 브랜딩 하기로 했다. 내가 느낀 퍼스널 브랜딩은 나만의 취향과 성향을 찾는 것, 그리고 그걸 일관성 있게 가지고 나아가는 것. 그리고 결국 그걸 누군가에게 들킬 수 있게 꾸준히 기록하고 남기는 것이다.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를 읽으면서 내가 만들고 있는 페르소나와 사이드 프로젝트에 살이 붙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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