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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Dec 23. 2022

계속 실패하는 태도.

주간 회고록 : 2022년 12월 셋째 주

이번 주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한 연말 식사, 눈이 내리는 걸 보면서 생각한 가볍게 살고 싶다는 마음, 아침마다 눈을 뜨면 나를 잠식하는 불안과 우울,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탄 에버랜드 급 롤러코스터. 수많은 실패와 소소한 작은 성공들이 있었다. 그리고 목요일, 친구와 같이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이번 주 회고록으로 쓰고 싶은 순간이 완성되었다. 단연코 이번 주에 겪은 수많은 실패와 작은 성공이 있었기에 생겨난 순간이었다.


차에서 나눈 대화는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성공에 관련된 이야기로 졸졸졸 흐르고 있었다.


“너 창작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했잖아. 그럼 꼭 성공하는 생각만 하면 안 될 것 같아. 어쩌면 실패 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요즘 성공에 대한 생각을 해봤는데, 어쩌면 평생 창작을 해도 성공 못 할 수도 있다 생각해. 내가 계속 성공에 관련된 것도 찾아보고 읽고 하잖아. 그런데 성공하는 방법이 딱 없어. 누구는 이렇게 하라 하고, 누구는 저렇게 하라 하고. 다 달라.”


“결국 성공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거지.”


“그래서 만약 운명이라는 게 있으면, 내가 무엇을 하든 평생 실패할 기구한 운명이라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봤거든? 그게 만드는 거야. 실패할 것을 알고 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해야 한다면 말이지.”


“그래도 현실적으로 삶은 살아야 하잖아. 계속 실패하면 알바하든지 회사로 돌아가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그 정도 상황까지 간다면 어쩔 수 없을 수도 있지. 근데 진짜 슬플 것 같아. 만약 내가 살아가는 의미라고 찾은 걸 하고 살지 못한다면 결국 나중에 후회할 삶을 사는 거잖아? 사는 이유가 없는 거지. 그럼, 정말 심각한 거잖아.”


친구와 나는 경제적으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 생각했다.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최악을 바라지 않으니까. 대화는 다시 졸졸졸 흘러갔다.


“왜 그런 말 있잖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게 진짜 팩트인 것 같아?”


“그건 진짜 아니지. 노력해도 안 되는 것들이 있잖아.”


“그치? 물론 노력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아지겠지. 근데 99%로 노력을 채워도 1% 때문에 실패 할 수도 있는 거니까. 이건 사람들이 노력하고 바쁘게 살면 꼭 성공할 거라고 믿고 싶은 거로 생각해. 반대로 노력이 세계 최고가 아니더라도 성공하거나 결과물은 얻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래도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거지.”


“맞아 맞아. 하지만 노력만 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라는 게 팩트인 거잖아. 결국 세상은 너무 많은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그게 탁탁탁 맞아떨어져야 성공하는 건데 그럼, 성공은 거의 운명에 가까운 거 아닐까? 모두가 성공하고 싶지만, 꼭 모두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시기도 기간도 다르니까.”


이야기는 계속 시냇물처럼 졸졸졸 조금씩 흘러갔다. 성공과 실패의 이유는 결국 의문으로 남긴 채 대화의 줄기를 따라 떠내려갔다. 그래도 대화를 나누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내 운명에 앞으로 실패밖에 없더라도, 내 모든 창작이 망하고 찢기고 비난받더라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닳아 없어지기 전까지는 해보겠다는 작은 다짐이었다. 계속 실패하겠다는 다짐. 성공이 없을지라도 내 뜻이 있는 것에 노력할 거라는 나와의 약속이었다.


그것과 별개로 내 눈에 친구는 성공해 보이고 마음도 단단하게 성장했다 보였지만 친구는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 듯했다. 왜냐면 오늘 같이 본 티비 프로그램에서 벤틀리를 타고 나타난 젊은 출연진의 친구를 보며 질투를 느끼고 툴툴거렸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성공을 바라지만 절대 만족할 만큼 성공하지 못하는 운명 아닐까? 그럼, 계속 실패하더라도 하고 싶은 (당신의) 일은 무엇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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