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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Dec 29. 2022

to.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주간 회고록 : 2022년 12월 넷째 주

2022년 마지막 주 입니다. 이번 주 회고록은 특별히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보내는 편지로 부쳐보려 합니다. 다들 잘 계시죠?


22년도는 저에게 남다른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건축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시작해 작가와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마무리하는 큰 변화를 맞이한 1년이었죠. 3월이 끝나며 대리 타이틀을 때고 <퇴사 사유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단행본을 만드는 작업과 같이 <무에서 살고 있습니다.>를 연재하기도 했었죠. 두 개의 작품의 마무리 매듭을 지었고 그 후에는 프리랜스 디자이너에 도전했습니다. 이렇게 지낸 지 벌써 2달 정도가 지나버렸네요. 그리고 현재는 프리랜서를 병행하면서 <주간 회고록> 연재와 엄마께 식사를 대접해드리는 또 다른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에는 제가 쓰는 다이어리를 열어보았습니다. 기록된 to-do-list를 보니 매주, 매일 일을 만들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4월부터 열심히 만들고 쓰고 보고 듣고 일하고 놀았네요. 쭉 훑어보는 다이어리에는 이런 to-do-list가 있었습니다: 엄마 집 작은방 인테리어, 502호 책장 카드 뉴스 만들기, 요리 인스타그램 기획, 요리 틱톡 촬영 및 편집.


힘차게 시도했다 스르르 포기하고, 의욕이 부르르 넘쳤다 피식하고 꺼진 시도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실패한 발자국들을 이어보면 꼬불꼬불 엉켜져 있는 것이 선명해 보입니다. 지당히 길을 잃었고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얼핏 아무렇게나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저는 계속해서 스스로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살고 싶어?” 


몇 개의 실패와 포기, 몇 개의 완주와 지속. 모든 것은 제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이었습니다. 만들고 싶고 쓰고 싶고 그리고 싶고. 억지로 일하기 싫고 부끄럽기 싫고 구걸하기 싫고. 그동안 싶고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고 싫고에서 한걸음 멀어지려 한 노력이었을까요. 저만의 방향으로 한두 걸음 나아간 것 같습니다.


2022년을 돌아보면서 2023년에는 한가지 목표가 생겼어요.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를 기록하고 표현하는 것. 길을 잃은 저에게 저만의 길을 찾아주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며 방황해 나아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당신은 잘 계시는가요? 앞으로 걷고 있는데 이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걱정되시나요?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2022년 지독하게 방황하고 처절하게 실패한 저도 이렇게 잘살고 있는걸요. 다만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당신만의 답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당신도, 모두가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답을 찾는 여정을 보내고 있으니까요.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간다고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2023년에는 당신만의 삶을 살 수 있는 고유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지가 길었습니다. 모쪼록 남은 2022년 잘 마무리하시고 2023년에 뵙겠습니다.

from. 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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