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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Jan 06. 2023

퇴사하고 8개월이지나 깨달은 것.

주간 회고록 : 2023년 1월 첫째 주

어느덧 퇴사한지 8개월이 지났다. 8개월 동안 나는 작가가 되었고 프리랜스 디자이너가 되었고 틱톡커도 되었다가 일러스트레이터도 되었다. 현재 나는 독립출판 작가이자 프리랜스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다. 


2023년 새해 목표를 세우면서 프리랜스 디자이너보다는 (창)작가라는 직업이 더 탄탄해졌으면 했다. 새해 첫 월요일, 동네 단골 카페에 앉아 이에 관해 진득하게 생각했다. 생각하면서 마셨던 카페 사장님이 손수 내려주신 제일 비싼 드립커피는 나에게 주는 새해 선물이었다. 역시나 커피 맛은 쓰고 진하다. 나는 쓰디쓴 이 드립커피를 좋아한다.


커피잔 옆에 남색 ‘생각 노트’를 펼쳐놓고 (창)작가로서 올해 목표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무래도 ‘창작으로 수입 만들기’가 내게 가장 필요하고 원하는 것이었다. 곧바로 이 목표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지 단계들을 끄적끄적 써 내려갔다.


창작으로 수입 만들기 < 책 또는 정기물 판매 < 독자 확보 < 팔로워 늘리기 < 퍼스널 브랜딩 < 콘텐츠 조회 및 좋아요 확보 < 눈에 띄고 좋은 컨텐츠 만들기 < 탄탄한 기획 및 준비 < 컨텐츠의 본질 알기 < 내가 줄 수 있는 가치.


‘창작으로 수입 만들기’에서부터 거꾸로 어떤 것을 고민하고 만들어야 하는지 적다 보니 창작물의 본질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나는 한 생각의 지점에 도달했다.


이전의 나에게 창작은 ‘표현’이고 그것은 ‘나’로 부터 나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창작물은 관객이 없으면 존재가치가 없어진다. 결국 가치 없는 창작물이 되는 것이다. 한 달 전,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창)작가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추던 중 나는 (창)작가 일을 본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창)작가로 하는 일들은 현재 돈을 벌어드리지 못하고 세상에도 크게 필요치 않은 일이었다. 이건 결코 직업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일의 의미를 찾고 내가 이걸 왜 하는 건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퇴사하고 8개월이나 걸려 깨달은 이것이 도움이 되길 빌어본다.


사회에서 가지는 직업이라는 건 동전처럼 한쪽엔 생계와 생존을 위해, 반대편에는 ‘내가 세상에 어떻게 기여할지’, ‘내가 사회에 제공할 가치가 무엇’인지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면과 뒷면을 연결하는 동전의 띠 정도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다.


전 직장을 무료하게 다녔던 것도, 그래서 새로운 길을 찾아 퇴사한 것도 내가 직업이라는 동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 세 가지를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가지고 있는 직업이 ‘생계’가 유지되고, ‘세상에 기여하고’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인지 생각해보면 내가 ‘직업’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동전이 없다면? 변화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다.


현재 내가 (창)작가로 활동하면서 하는 일은 앞면과 뒷면을 연결하는 띠만 있는 동전이다. 그저 ‘표현’과 ‘자신’에 집중해서 홀로 만들기만 하고 있었다. 내가 마신 비싼 드립 커피처럼 씁쓸했지만 나는 직업이 없음을 깨달았다.


2023년 목표인 ‘창작으로 수입 만들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창)작가가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관객에게 가치 있는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시작으로 내 동전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동전에 앞면과 뒷면을 그려나가 볼 것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동전을 만들어볼 것이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직업이라는 동전을 손에 쥐고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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