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이라 다행입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by 류재민

바람이 불고 잎이 떨어집니다. 가을이 왔고, 가을이 가고 있습니다. 곧 눈이 내리겠지요. 바람의 기운은 한 겹 한 겹 추위를 더할 테고요. 겨울이 벌써 올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단풍도 안 졌는데 말이지요. 성질 급한 겨울이 가을을 밀쳐내려나 봅니다. 아침저녁 공기가 서늘합니다. ‘환절기’라고 하지요. 가을이 빨리 지나길 바라는 겨울이 심술을 부리는 모양입니다.


햇빛이 비추는 한낮의 오후, 어린아이와 엄마가 저쪽에서 이쪽으로 손잡고 걸어옵니다. 둘 다 마스크를 썼습니다. 아이는 반팔 옷을 입었고, 엄마도 반팔입니다. 제 바로 앞에는 흰색 양산을 쓴 아주머니가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사과나무에 사과는 이제 막 빨개졌습니다. 감나무에 은 푸르스름합니다. 은행잎은 노랗게 물들지 않았고, 은 여물지 않았습니다. 아직 가을입니다.


계절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합니다. 인생도 자연처럼 순리를 따라야 재앙을 만나지 않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찾아온 역병이 ‘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19 근본 원인은 우한의 박쥐도, 실험실도 아닌 ‘기후변화’ 때문이라는데요. 저는 그 주장을 신뢰합니다.

지난 5월 말, 제 아들 생애 첫 등교 현장입니다.

8살 먹은 제 아들은 지난 4월 온라인으로 등교했습니다. ‘진짜 등교’는 5월 마지막 주가 처음이었고요. 그 와중에 방학도 했습니다. 9월 중순인데, 기껏 학교에 간 날이 한 달이 되나 모르겠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홀짝(번호순) 등교합니다. 교실에서는 거리두기에 책상을 떨어져 앉습니다. 짝꿍이 없습니다. 쉬는 시간 친구들과 얼싸안고 달라붙어 놀지 못합니다. 하교 땐 출입구를 못 찾아 헤매기도 한답니다. 듣도 보도 못한 ‘M(마스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 저는 그래도 뭔가 있어 보이는 ‘X세대(Generation X)’였는데 말이죠. 알파벳을 10칸이나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트윈 팬데믹(코로나 19+독감)’ 공포가 커지는 계절입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입니다. 겨울이 더디 오기 바라지만, 맘대로 되지 않겠지요. 겨울을 준비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직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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