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무렵 버스를 타 보셨나요? 버스든 지하철이든 사람 참 많습니다. 출퇴근 때 대중교통은 그야말로 ‘전쟁’ 아니겠습니까.
일을 마치고 국회의사당 앞에서 버스를 탔습니다. 그 시간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몇 정거장 지나 운 좋게 자리가 생겼습니다.
몸도 무겁고, 가방도 무거워 눈치 눈치 보면서 빈자리에 앉았는데요. 사달은 다음 정거장에서 일어났습니다.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를 안은 여인이 제 옆으로 와 섰습니다. 반사적으로 일어났지요.
그런데 아이 엄마는 ‘괜찮다’고 합니다. 다음 정류장에서 내린다고 앉지 않겠다고 합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앉아 있었는데요. 한 정류장 가는 길이 1년은 되는 것처럼 길지 뭐예요. 마스크를 쓴 아이의 맑은 눈망울이 제 눈과 마주친 순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였습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인지라 더 안쓰러웠습니다.
요금 서울 시내버스는 무섭고 겁이 납니다. 이윽고 다음 정류장에서 모녀는 하차했습니다. 저도 그다음 정류장인 서울역에서 내렸습니다. 앞차를 놓치는 바람에 1시간이 비었습니다. 배가 고파 편의점에서 요깃거리를 샀 습니다. 플랫폼에 앉아 꾸역꾸역 배를 채우고 있었는데요.
어떤 아주머니께서 갓난아이를 안고 제 옆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이는 뭐가 불편한지 계속 치근댔고, 입에 뭘 집어 넣고 있던 저는 좌불안석이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어쩔 수 없었는지 아기 띠를 매고 일어나 아이를 달랬습니다. 순간, 우리 아이들 어릴 적이 떠올랐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앉아서 뭘 먹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내 어머니도 날 저렇게 키웠을 테지. 말도 못 하는 갓난아이가 여럿이 있는 장소에서 칭얼거리면 어찌할 바를 몰랐겠지. 나약한 몸에 아기 띠도 없이 무거운 녀석 안고 있기도 버거웠겠지. 도와줄 사람이 없으면 눈물도 꽤 쏟았겠지.
그렇게 평생을 살면서 자식들 눈치는 또 얼마나 봤을까. 속 깊은 곳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솟구쳤습니다. 내 어머니는 그렇게 사셨겠구나.
어머니께서 내일 코로나 19 예방 백신을 맞습니다.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입니다. 백신아 부탁한다. 별일 없게 해 다오. 아직 난 효도다운 효도도 못했어.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