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종 친 날, 복싱장으로 간 토끼들
뜨거운 열정을 담아, 포기란 없어
방학 종이 울렸습니다. 초등학생 딸과 아들이 한 달 동안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저도 오늘 하루 연차를 내고 쉬었는데요. 학원도 안 다니고, 한 달을 집에서 빈둥거릴 아이들을 보니 한숨이 나왔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집 근처 복싱장을 둘러보고 와서 아이들에게 의향을 물었습니다. 딸은 오케이를 했는데, 아들은 망설이더라고요. 텔레비전에서 본 복싱이 상대를 때리는 운동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방어용으로 배우라고 설득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던 아들이 “복싱하면 힘이 세지나요”라고 묻더군요. 저는 “그럼, 어떤 운동이라도 열심히 하면 힘이 세지지”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들이 “그럼 할래요”라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두 아이를 데리고 복싱장으로 갔습니다. 간 김에 아예 등록까지 했습니다. 줄넘기부터 시작해 권투 글러브를 착용하고 샌드백을 치고, 마무리 체력 운동까지 ‘빡센’ 첫날을 보냈습니다. 어른들 사이에서 두 마리 토끼가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 귀여우면서 대견해 보였습니다.
두 아이 모두 "하기 싫다"라는 소리는 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안 하던 운동을 한 데다 날도 더우니 둘 다 기진맥진합니다. 기특한 건, 두 아이 모두 "힘들다"고는 했어도, "하기 싫다"라는 소리는 안 했다는 겁니다. 운동 첫날 얻은 가장 큰 소득입니다. 사실, 복싱을 가르쳐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내와 한참 고민을 했거든요.
코로나 확산에 실내 운동에 염려가 있고, 마스크를 쓴 채 뛰는 운동에 아이들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었습니다. 걱정했던 첫날이 생각 외로 ‘무사히’ 지나가 다행입니다. 방학이라고, 코로나 때문에 위험하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의미 없는 방학을 보낼 것 같았습니다.
관장님도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서 안심되고, 든든합니다. 첫날 운동을 마친 두 아이를 데리고 체육관 앞에 있는 커피숍에 데려갔습니다. 시원한 망고 빙수와 레몬차를 먹으며 더워진 몸과 땀을 식혔습니다. 두 아이는 내일도 열심히 팔을 휘두를 겁니다. 뛰고 땀흘리며 복싱의 묘미를 느끼기 바랍니다.
뜨거운 열정을 담아 부단히 체력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다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왜냐하면..... 둘 다 3개월을 끊었거든요.
"치고 달려라/ 멀리 높이 더 빨리 쏴봐/ 뜨거운 열정을 담아/ 포기란 없어/ 한 번 더 덤벼보는 거야/ 끝장을 보고 말 테야~"
글과 어울리는 영화 음악 한 곡 준비했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