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고 고운 말과 글, 왕도는 없다

어른과 지도자부터 솔선수범 해야

by 류재민

글은 소통의 언어입니다. 글이 없다면 소통에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오로지 ‘말’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텐데요. 말이 글보다 전달력은 빠를지 몰라도, 기억에 한계가 있습니다. 기록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글은 또 말보다 감정 전달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상대방에게 말로 하기 어려운 미안함이나 고마움,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할 때 글은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거침없이 내뱉은 말로 상대방에게 상처 주거나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그럴 때 글을 쓰면서 감정을 누그러뜨린다면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겁니다.


글은 다시 소통의 언어입니다. 지금 제가 쓰는 글은 곧 여러 사람에게 가 닿을 겁니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다면, 삶의 희망과 긍정적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을 겁니다.


누군가의 생각이나 마음을 알고 싶다면 갖지도 않은 독심술을 부리지 말고 말(글)을 건네자. 그 말(글)이 가진 힘을 믿자. 우리가 어휘력을 키우고 싶은 궁극적인 목적도 결국 소통에 있지 않던가. -유선경 「어른의 어휘력」 133쪽
출처: 픽사베이(Pixabay)


문재인 대통령도 575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은 태어날 때부터 소통의 언어였다”라고 했습니다. 외세의 침략에도 굴하지 않고 한민족의 혼과 얼을 지켜준 위대한 유산입니다. 일본이나 중국에 나라를 빼앗겨 모국어를 쓰지 못하고 산다면 어떨까요? 새삼 세종대왕님께 고맙습니다.


“몽골 고유문화가 살아있는 곳은 네이멍구 자치구입니다. 몽골에서조차 우리의 언어가 파괴되었습니다. 만약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몽골의 고유언어가 사라진다면 몽골의 정체성도 사라질 것입니다. 흩어져 사는 몽골인이 우리 고유의 언어를 잃으면 아무도 아닌 사람이 될 것입니다.” -몽골 울란바토르 시민- 2020년 10월 9일 EBS <뉴스G> ‘우리의 모국어는 몽골어입니다’ 리포트 중

모국어는 지키고 배울 국민의 권리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국어보다 영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진학이나 취업을 할 때 영어 성적은 기본이니까요. 영어 만점을 받는 학생이 국어 시험은 형편없다는 얘기를 들은 뒤 입맛이 씁쓸했던 기억 납니다.


우리말과 글도 제대로 모르면서 외국어 평가에 ‘올인’하는 상황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알파벳에 묻히는 한글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당최 알아듣기 힘든 청소년들의 '은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헐'이나 '낄끼빠빠' '혼밥' '댕댕이' 같은 건 알아요.>


국회는 ‘국어책임관 제도’를 도입해 바르고 쉬운 공공언어 정립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 제도는 국가기관 등이 국어 보전과 발전을 담당하는 ‘국어책임관’을 소속 공무원 가운데 지정해 쉽고 정확한 업무 용어를 개발·보급하고, 올바른 공공언어 정립을 위한 시책을 수립·추진하는 것입니다.


제도의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부터 책임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툭하면 막말과 욕설, 반말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면서 소통을 원하는 국민은 없을 테니까요.


바르고 고운 말과 글은 언론뿐만 아니라 어른들과 사회 지도자층부터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고 배울 테니까요. 오늘부터 되도록 영어 쓰지 말고 한글 쓰기입니다. 오케이? 알았죠?


*최초의 한글신문은 ‘독립신문’, 최초의 한글 소설은 ‘홍길동전’입니다.


*영상출처: 2020. 10. 09 [뉴스G] 우리의 모국어는 몽골어입니다 - YouTube

*상단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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