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철렁했던 어머니의 교통사고 후기
“사고가 났으면 연락을 하지, 왜 그냥 가만히 계셨어요?”
“늬들 걱정할까 봐 그랬지.”
“얼마나 놀라셨어요?”
“간신히 갓길로 피해 땅바닥에 주저앉았는데, 욕지기가 나오고 심장이 마구 뛰더라. 갖고 다니는 부정맥 약을 먹고 났더니 가라앉길래, 그냥 왔지.”
“늬 아버지가 아직은 올 때가 아니라고 살려줬나 보다 싶었다.”
낮잠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 없었던 듯 사라질까
내 안을 맴도는 온갖 시련과 상념
이 한잠에 묻히고 흩어지려나
후드득, 후드득
처마 타고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며
노곤한 몸 뉘어 자고 일어나면
영원의 한숨들 시원(始原)으로 돌아가려나
가물가물 들려오는 알람 소리
대문 밖엔 웬 손님이 오셨나 수런거리고
취한 듯 어렴풋한 정신 애써 깨워 일으켜
신발 한 짝 어디 갔나 두리번거리는데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아득한 반짝임
낮잠을 오래 잤네 -류재민 <낮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