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짜리 변호사와 천원짜리 기자
한지혁, 아니 남궁민이 돌아왔다
배우 남궁민이 <천원짜리 변호사>로 돌아왔습니다. 새 SBS 드라마에서 수임료를 천원만 받는 변호사 ‘천지훈’ 역을 맡았는데요. 유쾌하고 코믹하면서 잔잔한 감동을 더한 따뜻한 드라마 같습니다.
한동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는데요. ‘변호사’라는 소재는 비슷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돕는 주인공의 활약은 언제 봐도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왜 천지훈 변호사는 천원을 수임료로 받을까 궁금했습니다. 천원만 받을 거면 아예 무료 변호를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내린 제 해석은 ‘기본’이었습니다. ‘수임료 천원’은 변호를 맡긴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 아닐까요?
가난하고 약하다고 차별받고 무시당해도 단돈 천원은 낼 수 있을 테니까요. 천원이라도 내고 당당히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자존감을 지켜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요? 천지훈 변호사 역시 천원을 받음으로써 변호사로서의 최소한 기본을 지키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공식 홈페이지.돈 없고 ‘빽’없는 의뢰인들의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변호사. 그를 보면서 저도 천원짜리 기자가 되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천원을 받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소속사인 <디트뉴스24>는 인터넷신문이라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광고료는 받아도 구독료는 한 푼도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천원짜리 기자가 된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요? 앞서 언급했듯이 ‘기본’을 지키겠다는 겁니다. 아무리 먹고살기 힘든 직업이라고 해도 ‘사이비’ ‘기레기’ 소리 듣지 않도록.
솔직히 ‘기자다운 기자’가 어떤 기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기자, 그리고 기사로서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자, 자본의 유혹 앞에 비겁하지 않은 기자.
다시 말해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오직 독자 편에 서는 기자가 ‘기자다운 기자’라고 믿습니다. 기자로 살면서 그런 기자 소리를 듣는 게 꿈이기도 합니다. 극중 천지훈 변호사처럼.
지난해 이맘때, MBC에서 방송됐던 드라마 <검은 태양>에 출연한 남궁민 씨를 보면서 운동에 빠졌습니다. 배역을 위해 충실히 몸을 만든 배우의 열정에 감탄했습니다. 그런 태도와 자세가 드라마의 선풍적 인기를 이끈 원동력이자 기본이었겠죠.
출처: MBC 드라마 <검은 태양> 공식 홈페이지.개인적으로 ‘남궁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착한 외모에 목소리 좋은 배우였습니다. 그랬던 그가 ‘사나이’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자기 직업에 애정을 갖고, 시청자를 위해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려는 배우로서 노력에 존경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남궁민에 ‘美쳐’ 헬스장을 다니고,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집에 스피닝을 들여놓은 이유입니다. 류재민, <세상은 오늘도 당신 편입니다> 42쪽
저는 그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지금까지 열심히 몸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헬스장에서 ‘무거운 윗몸일으키기’와 ‘무거운 몸 구부렸다 일으키기’ 등 제가 이름 붙인 동작을 반복하며 땀 흘리고 왔습니다. 기자에게는 체력이 ‘필력(筆力)’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에 ‘비속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통령실의 해명은 국민적 조롱으로 전락했습니다. 급기야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영상 기자들은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실과 여당의 ‘영상 조작설’에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영상기자단은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영상취재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왜곡, 짜깁기도 없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대통령실 영상기자단의 취재 행위를 왜곡하고, 엠바고 해제 이전에 영상이 유출된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정부와 여당이 해야 할 것은 언론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와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2022년 9월 26일, 경향신문, <대통령실 출입 영상기자단 “왜곡·짜깁기 없었다”> 중
부디 권력에 굴복하거나 꺾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언론과 기자의 사명이자 역할일 것입니다. 기자들 곁에는 권력보다 힘센 국민들이 있지 않습니까. 건투를 빕니다. 저도 여러분의 일원으로 동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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