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직업의 세계란 무엇일까, 설명하러
한 달 전,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직업 특강을 한 적 있다. 기회가 생기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친한 후배 기자가 관계기관에 나를 추천했다. 그날 강의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인지, 이번에는 고등학교 강의가 잡혔다. 나는 이번에도 학교에 가서 ‘기자’라는 직업과 그 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강의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데, 담당 교사로부터 카톡 메시지가 도착했다. 학생들이 궁금해한다는 질문을 사전에 그러모아 보낸 것이다. 질문은 열 가지 정도였다. 미리 질문지를 받으니 강의 준비가 수월하겠다 싶었다. 질문의 수준을 본 나는 짐짓 놀랐다. 필요한 것만 물어왔다는 점에서다. 학생들이라고 얕봐선 안 되겠다는 경각심과 더불어 강의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내가 준비하고 있던 강의 내용에 학생들이 보내온 질문의 답이 들어있다. 강의 중에 설명해 주면,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한 곳만 추가로 물어보면 될 터.
그래도 언론에 관심을 보이고, 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기특했다. 덩달아 나 역시 자료를 준비하며 공부하고, 초심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지역 청소년들에게 직업 특강을 하면서 드는 보람이 이런 게 아닐까. 게다가 이렇게 글감까지 얻었으니 기쁘지 아니한가. 행복한 일이다.
학교에서는 다양한 직업인을 초청해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공무원도 있고, 군인도 있고, 농부도 있고, 변호사도 있고, 요리사도 있고, 음악가도 있고, 건축가도 있다. 그중에 기자인 나도 있다.
‘디트뉴스’라는 언론사를 처음 들어봤을 학생들. 하지만, 그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며 살아왔는지, 어떻게 해서 박근혜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까지 국회와 대통령실(옛 청와대)을 출입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기자다운 기자’가 될 수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리라.
그것이 곧 내가 나고 자란 지역, 그 지역에서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전달할 마땅한 도리 아닐까. 단순한 ‘재능 기부’ 차원이 아니라, 선배로서 책무 아닐까.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뿌듯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그 시간만큼은 학업 스트레스는 잠시 잊었으면 좋겠다. 그렇기 위해선 강의가 재밌어야 한다. 알차야 한다. 춥파춥스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박수받는다. 입에 뭘 물려놓고 있어야 떠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이미 한 달 전 강의 때 터득했다.
강사가 제대로 준비하고, 똑바로 설명해야 한다. 그들 입에서 하품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내 말과 제스처에 눈을 말똥말똥 뜨고 집중할 학생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 부디 그렇게 되길 소망한다. 기도한다.
그 소망과 기도가 이루어진다면, 그래서 강의가 성공리에 끝난다면, 다음 달에도 강의가 들어오지 않을까. 일주일 후, 그들을 만나러 간다. 춥파춥스 사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