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재민 Feb 13. 2024

책을 안 읽으면 바보가 되는 기분

반대로, 읽는 만큼 하루가 달라진다

나는 한 달에 두 권 정도 책을 읽는다. 1년이면 스무 권이 넘는다. 나보다 더 읽는 사람도 있고, 덜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년에 한 권도 안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공부든, 독서든, 심부름이든, 억지로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내 이야기만 할 뿐이고, 따름이다.   

   

나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KTX에서 열 장을 읽든, 스무 장을 읽든지 한다. 40분가량 족히 되는 차 안에서 그저 잠을 자거나 창밖을 보며 멍 때기에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이다. 집에 와서도 틈틈이 한 장이라도 넘겨보려고 애쓴다. 책을 펴기가 어렵지, 한 번 펴면 몇 장은 읽을 수 있다. 글쓰기가 그런 것처럼.      


출근길에 책을 읽고 나면 하루가 달라지는 기분이 든다. 뭔가 머릿속에 마구마구 들어가 뇌가 살찌는 것 같다. 스트레스도 말끔히 사라지는 것 같다. 반대로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뾰족뾰족 올라오는 것 같진 않지만, 왠지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든다. 안중근 의사처럼 되긴 어렵겠지만, 바보가 되긴 싫다. 그래서 읽는다. 많이 읽으면 글쓰기 실력도 는다. 어휘력도 늘어 ‘말 빨’도 는다.     


출처: 픽사베이

어느 신문 기사에서 3일을 뜻하는 ‘사흘’을 4일로 알고 ‘4흘’로 쓴 사태가 있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1순위에 올랐다. 이러다 ‘하루’ 대신에 ‘1루’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명색이 기자인데, 이 지경까지 갈 순 없잖은가. 독자들한테 욕을 먹거나 돌멩이 맞지 않으려면 책을 읽는 수밖에.    

  

소설의 ‘소’자도 모르던 내가 소설을 쓴 계기도 그렇다. ‘소설을 잘 쓰려면 소설을 많이 읽어라’는 책을 읽고 용기를 냈다. 다음 달 출간 예정인데, 널리 읽히는 책이 되길 소망한다. 그러려면 이 땅의 인구가 책을 많이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하리라.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습관이기 때문이다.      


스무살 성인들의 독서 시간도 크게 줄었습니다. 강의 교재, 참고서, 만화책, 잡지 등을 제외하고 한 달 평균 독서량이 한 권도 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021년 스무살이 38.1%에 달했습니다. 2011년 스무살은 이 비중이 25.11%에 그쳐 한 달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성인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4년 2월 12일, MBN <스무살 40% 한 달 독서량 '0권'…SNS 사용은 급증>     


출퇴근길,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페북이나 인스타만 하지 말고, 책 한 장이라도 읽는 여유를 즐기면 어떨까. 혹자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 쉽고 재밌는 책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무라카미를 읽으면 곤란하다. 책값도 아깝고, 트라우마가 생길지 모르니. 가끔 입 안에 가시가 돋지 않는지 잘 살펴보시라.    


읽는 만큼 하루하루 삶이 달라진다. 헬스장 가서 근육만 키울 게 아니다. 마음 근육도 키워야 심신이 건강해진다. 자, 바보가 될 건가, 책을 읽을 건가.

이전 15화 아시안컵, 오늘은 쫌 짧게 하고 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