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재민 Feb 27. 2024

‘아, 테스형’ 마지막 콘서트

나훈아 은퇴 선언을 보면서

한 나라에서 ‘국민 가수’라는 칭호를 받으며 사랑받는 가수가 몇이나 될까. 특히 가무를 좋아하는 대한민국에서 그 반열에 올라선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나 낙타 바늘귀 통과만큼 어려운 일일 터. 그 정도 경지에 올라섰다는 건,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과 부단한 자기관리가 뒤따랐다는 방증일 것이다. (아, 바지는내리지 마시고)


서설이 길었다. 남진과 대적하는 ‘국민가수’ 나훈아가 은퇴한다. 박수 칠 때 떠나고 싶다나. 박수를 좀 더 받아도 될 거 같고만. 본인은 지금이 퇴장하기 적기라고 느낀 것 같다. 떠날 줄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그래서 아름답다. 한 번이라도 더 해 먹겠다고 앙앙불락하며 공천에 목매다는 정치꾼보다 이만 오천 배 낫다. 그래서 ‘국민 가수’ 칭호를 받는 것 아니겠나.     


그는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줬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제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줬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히려 오만과 자만에 빠질 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다시금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2024227일 동아일보, <나훈아, 은퇴 시사 마지막 콘서트 준비, 박수칠 때 떠난다”>     


나는 ‘나훈아 세대’는 아니다. 서태지와 김건모와 핑클 세대다. 세대마다 유행했던 노래와 가수는 다 있는 법. 나훈아 소속사는 4월 27일 인천 송도를 시작으로 청주, 울산, 창원 등에서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가 열린다고 공지했다. 그 옛날 나팔바지 입고 거리를 누비며 “나훈아 오빠”를 외쳤던 우리네 어머니, 이모님, 고모님, 외숙모님이 얼마나 발길을 할 것인가.      


나훈아 세대는 아니지만, 몇 년 전 그가 부른 ‘테스형’은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며 히트곡이 됐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힘든 세상다. 그래서 나훈아가 좋았고, 내 아들도 '훈아'라고 부른다. 근데, 우리 엄마는, 훈이 할매는요, 나훈아보다 남진이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님과 함께’ 살고 싶었지만...풀 뜯어 먹는 소리였다, 고 했다.

이전 17화 의사 선생님 다 어디 가셨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