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사장이 된 신부님
뉴스를 보다 인상적인 사람의 인터뷰를 봤다. 신부님인데, 그냥 신부가 아니라 ‘김치찌개’를 끓이는 신부란다. 이름은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그는 끼니를 거르는 청년들을 위해 김치찌개를 끓여 주고 있다. 단돈 3000원에. 그는 2017년 12월 ‘청년밥상문간’을 설립했다.
그는 당시 뉴스에서 고시원 생활을 하던 한 청년이 굶어 죽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밥집을 차렸다고 한다. 노인이나 노숙인을 위한 식당은 있는데, 왜 청년을 위한 식당은 없을까 생각하면서. 이 얼마나 위대한 생각이란 말인가. ‘쌀 한 톨, 밥 한 공기의 기적을 믿습니다.’ 청년밥상문간 슬로건도 위대하다. 위대한 사람들은 뭘 해도 다 위대해 보이는 법이다.
Q. 청년들에게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이문수 신부/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 뭐랄까, 안타깝지만 인생이 꽃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청년분들이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시더라도 그 시간들을 잘 견뎌내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되게 죄송한 이야기이기는 한데 또 인생에 늘 어려움만 있는 건 아니니까 다소 어려운 시간들이 있고 또 그 시간이 자기의 생각보다는 조금 길어질지 몰라도 잘 견뎌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또 행복을 맛볼 시간이 또 온다, 이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24년 3월 5일, SBS <"인생이 꽃길은 아니지만"…김치찌개 끓이는 신부의 따끈한 위로> 중
‘사지 멀쩡한 것들이 무슨 일이라도 하면 되지, 밥을 굶냐’ 이러쿵저러쿵 ‘꼰대 문법’을 써가며 훈계하는 아자씨들보다 더 큰 토닥임이다. 사지 멀쩡한 청년들이 일할 곳이 없고, 굶주림에 죽어 나가도 지원을 못 하는 국가가 비정상 아닌가.
인생이 꽃길만은 아니지만 잘 견디면 행복을 맛볼 시간이 올 거다. 아자씨 소리 듣는 나이로 접어든 중년으로서 동시대 청년들을 격하게 응원한다.
참, 기자들한테 김치찌개 끓여준다던 ‘용산 그분’은 아직도 연락이 없네. 김치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닐 텐데. 단가 설정 중인가?? 뭐, 그냥 그렇다는 거다. 더 요설을 늘어놨다간 ‘입틀막’ 끌려갈지도 모르니,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