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출간을 기다리며
비 오는 날 북카페에 앉아 있으면 출입문이 열릴 때 계단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다정하게 들린다. 저마다 사연이 있을 자그마한 빗방울들이 부르는 합창에 귀 기울이면, 어느새 낭만이란 이름들이 차곡차곡 마음에 쌓인다. 어릴 적 시골 대청마루에 배 깔고 누워 가만히 듣던 장 항아리, 절구통, 댓돌을 토닥이던 빗방울 소리가 고즈넉한 카페의 목가적 적막에 리듬감을 끌어온다.
책방 안에 배인 활자들의 향은 고향집 청국장 냄새보다 깊고 구수하다. 한 공간에 있는 이들의 발소리와 소곤거리는 말소리는 시골집 뒤란에 핀 화초들의 수런거림 같이 거슬리지 않는다. 아늑히 감기는 클래식 음악은 평온히 마음에 스며든다. 동네 책방 카페는 한 주의 피로를 잊고 휴식하기 좋은 장소다.
텅 빈 마음으로 책방에 앉아 있으면 시름도 잊고, 일도 잊고, 밥 때도 잊는다. 그렇게 잠시 나의 생이 평안히 숨 쉰다. 간식 같은 휴식이다. <40> -휴식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