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지망생이 현직 기자에게 묻다-3

by 류재민

기자라는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나눈 대화. 오늘은 세 번째 질문에 답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취재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요. 취재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데 출입처나 취재원이 협조하지 않거나 소극적일 때, 또 겨우 취재를 마쳤는데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어 보도하기 어려워졌을 때 등등. 그런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큰 틀에서 답변하겠습니다. 바로 취재 과정이나 기사를 쓴 뒤에 태클(압력)이 들어올 때입니다. 주로 비판기사지요.


미리 말씀드리는데요. 저희 신문사는 기자가 쓴 기사를 일방적으로 내리거나 삭제하지 않습니다. 그런 언론사는 말로만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떠드는 ‘사이비’ 언론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성원인 기자도 ‘기레기’ 소리만 들을 따름입니다.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며,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자 존립이유인데요. 그런 취재나 보도를 막거나 외면하는 순간 언론사로서, 기자로서 생명력을 잃는 겁니다. 식물언론, 식물 기자일 뿐입니다.


취재원의 관점에서 봤을 때 비판적인 기사를 취재하거나 기사를 쓰면 전화가 옵니다. 당사자가 직접 전화로 항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저와 당사자를 아는 제3자(지인)를 통해 연락이 오는 때도 왕왕 있습니다.


혈연, 학연, 지연 등 연고주의가 만연한 국가와 지역사회에서 그들의 압력과 청탁은 거절하기도, 피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눈 딱 감고 정중하게 거절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 통하면 단호히 대응해야 합니다.


이런 항의나 청탁을 한두 번씩 봐주기 시작하잖아요? 기자 스스로가 ‘중독’이 됩니다. ‘그래, 좋은 게 좋은 거지’, ‘선배님 얼굴 봐서 기사 안 쓰겠습니다’, ‘국장님, 광고 하나 크게 해 준다는데 기사 좀 내립시다’


이렇게 행동하는 기자는 기자를 하면 안 됩니다. 그걸 유도하는 언론사도 언론사를 운영해선 안 됩니다. 다른 일을 찾아보거나 하루빨리 신문사 간판을 내려야 합니다. 독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국가 전반에 막대한 위해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 있어 나름의 철칙이 있습니다.

1. 오보가 아닌 이상, 삭제하거나 내리지 않는다.

2. 기사를 안 쓰면 안 썼지, ‘위선(僞善)’을 ‘선(善)’으로 포장해 쓰지 않는다.

3. 기사와 광고를 엿 바꿔 먹지 않는다.

이전 02화언제 기자생활에 보람을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