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물렀거라, 동지 팥죽 먹고 으라차차

내일부턴 밤보다 낮이 길어집니다

by 류재민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였습니다. 동지는 양력 12월 21일에서 23일 경으로 그 날짜가 유동적인데요. 동짓달 초순에 들면 애동지(兒冬至), 중순에 들면 중동지(中冬至), 하순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합니다. 올해는 초순에 들어 애동지라고 합니다.


지역별로 애동지를 부르는 이름도 다른데요. 경상도와 강원도에서는 ‘애기동지’, ‘아동지’라고 하고, 전라도에서는 ‘아그동지’, ‘소동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오후에 어머니께서 팥떡을 조금 하셨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애동지에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속설 때문에 팥죽 대신 팥떡을 해 먹였다고 합니다. 혼자 살면서도, 세 자식 집에 있는 손자 손녀 걱정에 손수 떡을 만들어 고사를 지내셨나 봅니다.


동지에 붉은 팥죽을 먹는 풍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특히 전염병이 유행할 때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병이 없어진다고 하는데요. 몹쓸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유행인 요즘엔 우물에 팥을 드럼통으로 붓고 싶은 심정입니다.


오늘 어머니께서 자식들과 손자 손녀 건강을 기원하며 만든 시루떡입니다. 모양 괜찮지요?

어제까지 닷새째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습니다. 오늘은 900명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내일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다 보니 수도권은 23일부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역대 최악의, 최고로 우울한 날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겁니다. 효능과 효과도 기대 이상이라는 소식도 들립니다. 올해 겨울만 잘 버티면 봄부터는 국면이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그때까지 서로서로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어렵더라도 잠시만 만남을 자제해야겠습니다.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태도는 거리 두기다. 야생동물을 우연히 만나더라도 함부로 다가가거나 만지지 않는 것이다. 산림과 습지를 노는 땅 취급하며 거기에 도로를 만들고 인간을 위한 주거공간을 짓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고 야생동물은 야생동물답게 살아야 한다.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김탁환>

오늘이 지나면 내일부턴 밤보다 낮이 길어지기 시작할 겁니다. 해뜨기 직전 새벽이 가장 어둡고, 봄 오기 전 겨울이 가장 춥다고 합니다. 이 추운 계절을 잘 이겨내야 희망찬 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고,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끝이 다시 시작입니다. 내일도, 힘내세요.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종현’의 <하루의 끝>입니다.

*영상 출처:JONGHYUN (종현) - End of a day (하루의 끝)- YouTube

*상단 이미지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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