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미스트 Jul 17. 2023

관심받고 싶다.

   오전에 극장에 다녀왔다.

   오늘은 미션 임파서블 7 데드 레코닝 개봉일이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예매를 하고, 두근두근 기대되는 마음으로 한주를 보낸 것 같다. 세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은 한 시간처럼 지나갔다.


   영화가 끝나면 으레 쿠키영상을 확인하고 가장 늦게 나온다. 그리고 상영관을 나갈 때마다 늘 영화관 스크린 앞 중앙에 서서 관객석 쪽을 잠시 쳐다보곤 한다.


   나는 머릿속에서 이렇게 많은 자리에 사람들이 가득 차고, 그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상상을 한다. 그리고 나는 마이크를 들고 무언가를 유려하게 말하고 청중들은 내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그런 상상을 한다.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내 목소리, 사람들의 밝은 얼굴과 눈빛, 즐겁고 어딘가 집중된 분위기.


   그런 걸 보면 나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내 말에 귀 기울여주고,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는 그런 욕구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나에게 있는 영향력으로 남들에게 관심과 인기를 얻었을 때의 기분을 막연히 상상 속에서 느껴 본다.


   요즘엔 인플루언서들이라는 표현이 일반화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유튜브, 인스타, 틱톡, 트위터 등에서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가진 능력과 그 능력을 잘 표출하는 모습에 부러움을 느낀다.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도 비슷한 마음이 생긴다.

   글의 조회수가 갑자기 올라가고, 라이킷이 마구 눌리고, 댓글이 달리고, 또 구독자가 엄청나게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나에게도 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앞설 때면, 괜한 욕심이 생겨서 남들의 관심을 유발하려는 글이 써졌다. 사실 그런 것을 표안나게 숨기거나 거리낌 없어야 하는데 나는 잘 안된다. 그래서 나는 그런 인플루언서는 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하긴 요즘 같은 인스타와 유튜브의 시대에 나는 노잼 텍스트라니. 허허, 진작에 글렀다.


   그동안 발행된 4편의 글을 지운 것 같다.

   타인의 반응을 기대하고 쓴 것 같은 그런 자유롭지 않은 글들이었다. 지나고 보면 라이킷 수나 조회수에 관계없이 나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글들은 다시 읽어 봐도 좋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도 또 다 쓰고 다시 읽었을 때 어딘가 께름칙한 글들은 발행하기도 전에 지워버린다.


    하나 분명한 마음은 먼 훗날 뒤돌아 봤을 때 내가 쓴 글 모두 내 글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잘 썼든 못썼든 누구를 의식하지 않은 담담한 내 글 말이다.


   나는 글 쓰는 시간이 참 좋다.

   객관적으로도 잘 쓴 글 인지는 모르겠으나 자판을 두드려서 만든 텍스트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고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어딘가 흐름이 엉성하다가도 퇴고를 몇 차례 거치다 어느 날 퍼즐이 철컥 맞춰지듯 글이 완성될 때 싱긋 웃음이 나온다


   언젠가는 영화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

   내 손끝으로 등장인물 만들어 달달한 연애도 시키고, 새로운 방식으로 바람도 피우고, 악당을 잘근잘근 처단해보고 싶다. 가만히 앉아서 타이핑하겠지만 아마도 내 심장은 두근두근 뛰고 어깨는 들썩일 것이다.


   그렇게 그냥 재미있게 쓰다 보면 언젠가 뭐라도 되거나 아님 말겠지 싶다. 내가 뭐라도 될 수준이면 나에게 연락이 올 테고, 그게 아니라도 지금처럼 나 혼자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다. 어쨌든 쓰면 좋다. 지금도 충분히 좋다.



작가의 이전글 백화점은 모든 게 완벽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