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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Apr 07. 2022

내 아이에게 입시 사교육이 필요한가?

무소속 생존기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은 우리 부부의 노후뿐만이 아니다. 아이의 미래 역시 걱정하고 응원하고 또 지원도 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성장하여 스스로 밥벌이를 하고, 더 나아가 부유해지거나 사회에서 인정받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 교육에 신경을 쓴다.


   공부를 잘하면 어떻게 될까?



   나는 중학교 영재반과 비평준화 명문고 출신이어서인지 주변에는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지금 의사나 판∙검사, 변호사, 약사, 한의사, 변리사 등의 전문직들 뿐만 아니라 행시와 기술고시 패스자들도 있고, 의대 교수도 몇 있고, IT기업 의장도 있다.(몇 년 전에 5000억 넘는 자산을 보유했다는 기사를 봤다.) 해당분야의 라이센스나 전문지식 그리고 경험들은 자산이 되어, 경제적인 여유와 풍요로 이어졌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도 인정받고, 무엇보다도 그들만의 리그와 그들만의 정보로 배타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


   사실 저렇게까지 된 친구들 보면, 학창 시절에도 좀 남달랐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꾸준히 공부했던 것은 기본이었다. 지적 수준이 최소 한 두 단계 더 위에 있었고, 공부하고 탐구하려는 욕심들이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절제가 잘 되었던 아이들이었다. 물론 부족하다(?)고 느꼈던 과목들은 과외나 학원을 활용도 했지만, 중요한 건 선택과 주도권이 부모가 아닌 본인에게 있었다.


   사실 이런 것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공부를 많이 '시키면' 자식이 공부를 잘하게 될 거라 착각을 한다.

 



   아이는 본인이 필요하거나 원하지 않는데 부모가 먼저 나서서 가르치려들면, 일단 거부하거나 자기 것이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배우더라도 알려준 수준에서 멈춘다. 하지만 본인이 관심 있거나 원하는 것에는 알려주지 않아도 무엇이든 알아서 척척이다. 하긴 나도 그랬다.


   결국 '그 이상'이 되려면 자발성이 있어야 한다.


   이래서 부모 역할은 참 어렵다.

   1에 1을 더하면 반드시 2가 아니다. 0도 되고, 마이너스도 된다. 신기한 점은 1에 0을 더했는데, 10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는 오히려 한발 뒤에서 입을 막고 있는 편이 제일 나은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사교육 개입 타이밍이다. 아이 친구들은 보통 2~3곳의 과목별 입시학원에 다니고, 많게는 학원을 8곳을 다니는 아이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 부부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아이에게 자발적인 흥미나 갈증이 아직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의 입에서 학원(과외)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면, 그때는 실력 있는 선생님을 수소문해 공부를 지원해줄 생각이다.


지금은


   1/ "어려운 것은 기본 수준 정도만 하고, 재미있거나 욕심나는 것은 마음껏 파고들기를 바란다.


   2/ 시험성적은 자기 실력을 확인하는 숫자일 뿐 목표가 아니다.


   3/ 그러니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다양하게 배우기를 즐겼으면 좋겠다. 그리고


   4/ 부족하다 느끼면 스스로 해결해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엄마, 아빠에게 꼭 이야기하자."


라고 아이에게 자주 이야기한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다면, 그것은 온전히 아이가 선택할 문제다. 50점이면 어떻고, 그 위 아래면 또 어떤가.


자발성이 없는 공부로는 어차피 공부로 인생에서 승부를 보기 어렵다.


   몇 년 전 아이의 약 3년 치 학원비를 계산하여 증여했다. 증여세를 납부하고 남은 돈 전부 주식을 매입했다. 해마다 복리로 불어나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에게 입시 사교육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면, 아마도 3년 치 학원비를 한번 더 증여할 생각이다.


   그리고 아이가 커나가면서 건강과 절약 그리고 자산, 투자, 복리 등의 경제와 금융 이야기를 더 자주 나눌 생각이다. 사실 공부를 소홀히 한 것보다 자본주의에 너무 늦게 눈을 뜬 것이 더 후회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식의 양보다 실천의 양이 더 중요하고, 돈을 버는 것보다 돈을 가두고 불리는 능력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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