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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스트 Dec 14. 2023

연봉 35만 원으로 대리급 경력직 뽑았다.

연봉 264달러

   "아, 지금 하는 일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chatGPT를 사용할 때마다 느낀다.

   나는 내 현업의 유의미함이 5년 정도 남았다고 봤는데, chatGPT가 발전하고, 대중화되는 속도를 보면, 더 짧아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단지 고객들은 "다행히" 이걸 아직 눈치 못 채고 있을 뿐이다.


   사업은 어렵고 번거로운 일을 대신하거나, 정보의 비대칭으로 수익을 얻는다. 이런 일을 대신하거나 정보격차를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의 활용성을 소비자들이 눈치채는 순간, 지금 내가 팔고 있는 서비스는 너무나 비싸게 느껴질 것이다.


   세상의 규칙과 상식이 소리 없이 붕괴되고 있다.

   어쩌면 대놓고 쾅쾅 소리 내며 박살 나고 있는데, 지금의 현실에서 정신없이 사느라 듣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기존에 공고히 자리 잡은 영역들이 해체되고, 세상은 가차 없이 재편되어 간다. 그에 따라 '부(money)'도 이동할 것이다.


일하다 정신 차려보니


   과거에도 언제나 그래오긴 했지만, 요즘 특히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피처폰을 쓰는 사람이 있겠지만, 극대다수의 사람들은 피처폰 같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chatGPT 같은 것들이 널리 퍼지고 일반 사람들의 손에도 자연스레 들어가기 시작할 때면, 상당수 인간들의 용도(?)가 아니 직업이나 재능은 어느 순간 무의미해질 것이다.


   22달러만 받고도 일하는 이 녀석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대체하는 순간 내 경력도 끝난다.


   "어찌 살아야 할까?"


   나는 컴퓨터 앞에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어떤 의미를 가져다 이 녀석을 부정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며칠 사용해 보니 알겠다. 말로만 듣다가 유튜브에서 보기만 하다가 직접 건드려보니 체감이 다르다.


   한번 손댄 이상 과거로 못 돌아간다.

   내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7~8년 전 나는 사업에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런 이유로 법인으로 확장하면서도 '사람'을 채용하지 않고도 1인기업을 하고 있다. 그때도 내 주변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었기에 자리 잡는데 마찰이 있었지만 점차 개선되어 갔고 다행히 더 나은 수익성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제 앞으로는 이 chatGPT를 '먼저 적극' 활용하고 차용하지 않고는 지금의 사업방식조차도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 만 같다.


   누가 먼저 적극 활용하느냐에 따라 재편된 세상에 들어갈지, 물이 뜨거워지는지도 모르는 냄비 속 개구리 꼴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그래서 이 'chatGPT'를 고용하기로 했다.

   달랑 연봉 264달러를 주고 말이다.


   언제든 내가 원할 때 나를 돕는 이 녀석은 매달 22달러만 받고도 일을 한다. 불평, 지각, 결근, 휴가 없고, 시간 외 근무수당도 없고, 상여금도 없고, 파업도 없다. 당분간은 이 녀석에게 학습을 시켜서 내 사업용 chatGPT를 만들 것이다.


   오늘부터 넌 이름이 챗GPT니까 "지 대리"다.

   신입인 줄 알았는데 경력직이었다.

   첫날부터 일을 꽤 잘한다.


   지대리, 앞으로 더 잘하면 바로 승진시켜 줄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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