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에 엔비디아도 있었더랬다. 매도 당시의 평균단가는 160달러였고, 오늘 기준 종가는 788달러다. 무려 5배가 되었다. '있었더랬다'라는 표현은 지금은 없다는 말이다.
그걸 여태껏 가지고 있었더라면 5배의 달달함을 즐기고 있을 테지만, 나는 흥겨운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멀찌감치서 바라볼 뿐이다. 이런 걸 FOMO라고들 한다.
엔비디아가 비전이 있을 거라는 걸 '대충'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GPU가 정확히 어디에 쓰이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발전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사실 지금도 잘 모른다.
업계의 흐름이 어떻게 갈지를 모른다는 건, 내가 언제 엑시트(고점)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거고, 중간에 주가가 폭락할 때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없다는 뜻이다. 살 때 팔고, 팔 때 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엔비디아를 처분했다. 잘 모르는 회사의 주식은 가지고 있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랐다.
그런데 그 결과가 5배라니ㅋㅋ. 뭐 어쩔 수 없다. 내 수준이 딱 거기까지니까. 물론 그때 공부 좀 했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텐데, 뭐 나의 수준에 상응하는 결과를 맞이하는 거다.
요즘 엔비디아에 뒤늦게 올라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뒤늦게 매수하고 있으니, 공매도가 불타면서 주가가 폭등하는 거다. 요즘 엔비디아를 보면서 과거의 '우리' 테슬라의 파멸적인 상승세가 떠오른다.
그때 테슬라를 바라보던 사람들이 지금 내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저 포도는 실 거야, 맛이 없을 거야, 별로 일거야' 하는 신포도 이론을 내세우고 싶진 않다. 엔비디아 투자자들도 오랜 기간 등락에 관계없이 기다렸고, 공부도 그만큼 한 것이기에 그들의 공부와 혜안이 그저 부러운 마음이다.
테슬라는 몇 년째 횡보 중이다. 2020년 폭락과 두번의 주식분할을 경험했다. 작년 겨울에 전고점 대비 -75%까지 폭락을 했고, 지금은 대략 -50%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더 샀고, 요즘도 산다.
언론의 설레발이나 집요한 왜곡보도 그리고 정치권에서의 미움도 받고 있지만, 지금도 여전히 일론 머스크는 사업을 잘하고 있다.
대나무는 수년동안 뿌리만 계속 뻗어대다가, 준비가 끝나면 어느 날부터 하루에 30cm씩 쭉쭉 큰다고 한다. 테슬라는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뿌리를 열심히 뻗고 있을 뿐이다.
평단 200달러 이하는 묻지도 따지지 말고 살 때라 다시 사고 있다. 지금의 엔비디아의 달달함도 나처럼 떠나던 사람들이 즐비할 때도 변함없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다.
아, 맞다. 이런 이야기하면 꼭 버텼다가 망한 주식들을 예를 들며 아무 소리나 해대는 사람들이 있다. 저런 사람들은 주가에 슬슬 거품 낄 때 뒤늦게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고마운) 분들이다.
애플과 테슬라, 요즘 두 노잼주식을 모두 들고 있다. ㅋㅋㅋ 더 사자.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요즘에. (주식권유 아님. 매수매도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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