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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연 Mar 03. 2020

 제2편  재료- part 1. Overview

작은 부엌을 위한 홈 베이킹 가이드

 *재료 키워드에 구매처 또는 이미지 링크를 걸어놓았는데 모바일로 스크롤하며 이용 시 링크가 자꾸 눌려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가운데보다는 좌우 양 끝 한 곳에서 천천히 스크롤하며 읽어주세요! 데스크톱이 더 편리합니다. 양해 감사합니다


잠깐의 휴가와 여행을 마치고, 까맣게 탄 얼굴을 하여 돌아왔다. 


작은 부엌을 위한 홈 베이킹 가이드 제2편에서는 베이킹을 하면서 언제나 쓰게 될 재료는 무엇인지, 그 재료의 구입처등을 알아본다. 



베이킹 가이드 목차

제1편  도구: 난이도 별

제2편  재료: part 1 Overview (쓰다 보니 길어져 나누어 개제합니다) 

                 part 2 준비, 계량

제3편  레시피, 과정, 팁, 보관 등

제4편  마음 가짐   

*보너스  글루텐 프리 베이킹


 눈이 팽팽 돌아가는 도구 준비에 어느 정도 힘썼다면  이젠 내가 사용하게 될 재료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국 가정의 식습관은 생각보다도 더 한식 위주라, 가장 기본적인 밀가루와 무염 버터도 없는 경우가 많다.

재료 편에서는 베이킹을 하기 위해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할 재료와 맛을 더하는 재료, 재료의 구입과 준비, 그리고 보관법에 대해 안내한다.  

*전문적 제과 제빵보다는 집에서 하기 쉬운 과자, 케이크 종류를 기준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많이 구비 해 놓고 쓰기 어려운 주방을 위한 가이드이기에, 모든 사람의 베이킹 기준을 충족시키지는 못할 수 있습니다.




기본 재료

Pantry staples*


베이킹에서는 이 재료들 없이는 시작도 어렵다.

*staple: 가장 기본적인, 중심이 되는, 필수적인. 음식 재료에 대해 이야기할 때, 흔하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본 재료, 꼭 있어야 하는 재료를 의미한다. 한국의 가정집에서는 쌀, 고추장, 간장, 소금, 참기름, 김치 등이 있다. 서양권에서는 달걀, 식용 빵, 각종 통조림, 버터, 콩 등 매일 접하는 재료들이 그것이다.  



밀가루 (Flour)

 밀가루는 케익과 빵에 구조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밀에 포함된 단백질이 수분과 만나면, 흔히들 아는 글루텐이 형성되는데 이 글루텐은 탄성이 있어서 열이 팽창하더라도 함께 팽창하며 재료를 부풀어 오르게 할 수 있다. 작은 반죽이 오븐 안에서 부피가 커지는 것이 바로 이 원리다.

 대체적으로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 세 가지로 나누어 쓰는데 차이점은 단백질 함량이다. 단백질 함량이 낮으면 부드러운 제과, 높으면 씹는 식감이 좋은 빵에 사용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자세히는 bread flour, cake flour, pastry flour 등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우리의 작은 부엌에서라면 중력분 (All Purpose Flour) 정도만 있으면 홈베이킹 아이템은 대부분 다 다룰 수 있다. 밀가루처럼 항상 필요한 재료는, 떨어지면 언제든 집 앞에서 살 수 있는 것으로 고르기로 베이킹 초기부터 다짐했다. 그래도 가장 익숙하다고 느낀 곰표 중력분을 사다 놓는데 때에 따라 작은 용량, 큰 용량 바꿔가며 구비한다. 레시피상에서 밀가루를 체에 치라는 지시가 있다면 꼭 체에 쳐서 사용한다. 레시피에 없다면 굳이 일을 늘릴 필요는 없다.

예외적으로 글루텐 프리용 가루류는 비교적 정확한 선택을 필요로 하는데 이 부분은 마지막 편에서 다루기로 한다.


보관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하며 빛이 들지 않는 실내에 보관하되, 밀가루라고 유통기한이 무한하지는 않다. 1년 정도 실온 보관 가능하며, 통밀가루는 실온에서 최장 3개월, 냉동실에서 6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온돌로 되어있는 한국 실내에서는 되도록 낮지 않은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달걀 (Eggs)

 베이킹에서 달걀은 과자와 케이크에  단단한 구조를 만들어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수분과 지방을 더하는 역할도 한다. 흰자는 수분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거품을 내면 크게 팽창하며, 여기에 설탕을 더해 단단하게 올려주면 머랭이 된다. 아주 가볍고 팽창이 잘 되어야 하는 시폰 케이크를 만들 때 따로 흰자를 분리해 거품을 내어 반죽에 섞는다. 노른자는 다양한 영양 성분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지방이 많아, 과자에 풍미를 깊게 해 준다.

 달걀이 포함된 레시피에서 이를 깜빡했을 경우, 결과물에서 딱 알아차릴 수 있다. 원형 케이크를 만들면 가운데가 분화구처럼 가라앉아있고, 부드러운 식감이 아닌 질기거나 빡빡한 식감이 된다. 공기를 최대한 가둘 수 있는 요소가 빠져있어 케이크의 크럼(crumb)이 부풀어 오르지 못하고 낮게 가라앉기 때문이다.

 아차! 하고 보면 떨어져 있는 것이 달걀이다. 달걀 소비가 많은 우리 집은 역시 30개짜리 판으로 사다 놓는데, 몇 개를 사더라도 중요한 것은 1구당 크기이다. 대체적으로 한국의 보통 달걀은 작은 데다가 덩달아 노른자도 꽤 작은 편이라 미국식 베이킹을 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 많은 레시피에서 Large eggs라고 기입되어있는데 구당 57g을 기준으로 하고 국내에서는 '왕란'이라고 불리는 것을 말한다. 대란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달걀 패키지에 주로 총중량이나 구당 무게가 기입되어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보관

요즘 달걀은 실온 보관도 가능하지만 가능한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좋고 베이킹 두 시간 전에는 꺼내서 찬기를 빼주는 것이 좋다


유제품 - 무염 버터 (Unslated Butter), 우유(Milk), 휘핑크림 (Heavy cream), 사워크림(Sour cream)등 

버터: 무조건 무염 버터를 사용하도록 한다. 소금의 양을 만드는 이가 컨트롤할 수 있기 위함이다.

 버터는 과자와 케익에 맛을 더하고, 버터 안의 수분과 지방은 열을 가했을 때 뜨거운 공기를 만들어 내며, 역시나 반죽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특히 지방 과자와 케이크에 부드러운 느낌과 맛을 더하는 일도 한다.

 제과 용품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버터 종류는 대부분 비슷한데, 나는 언제나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과하지 않은 가격으로 골라 사용하고 있다. 비싸고 유명하다는 버터를 사용하고 싶다면, 버터가 들어가는 비율이 큰 레시피에 사용해 볼 것을 권한다. 버터의 역할이 그 만 큰 중요하고 버터의 맛이 결과물에서 더 크게 도드라질 레시피일 가능성이 크다. 버터 사브레, 파이 크러스트 등이 그렇다.  

 이런저런 다른 의견이 많은 버터, 역시 구하기 쉬고 언제든 찾아가서라도 살 수 있는 기준으로 선택하는 게 좋겠다. 물론 베이킹을 하다 보면 온라인 주문은 생활화가 되기 때문에 생각날 때마다 구입해 놓으면 좋다. 물론 동네 슈퍼보다 온라인 주문이 저렴하다. 대체적으로 뉴질랜드산 앵커 버터, 서울 우유 버터를 많이 사용하는데 지방 함량이 더 높거나 발효가 되어 향이 더 강한 버터를 써보고 싶다면 유럽 브랜드를 사용하면 된다. 잘 알려진 버터 브랜드로는 이즈니, 엘앤비르등이 있다. 유럽 버터의 경우 단가가 높아 만약 업장에서 쓰는 경우 해당 업체의 인스타그램에서는 특정 버터를 쓴다는 자랑이나 푸념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만큼 비싸게 만드니 좋다고 강조하는 것 같은데 글쎄, 그게 과자의 맛을 완전히 좌우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적절한 단가와 판매가로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베이커의 능력이 아닐까.

 

보관

 포장된 채로 냉장 보관하되 대용량을 구입했다면 일부는 냉동하도록 한다. 해동은 하루 전 냉장실로 옮겨서 하면 된다.

우유: 레시피에서 필요로 하는 지방 함유량은 체크하여 준비한다.

휘핑크림(Heavy cream) : 해외 레시피에서는 Heavy Cream이라고 하는데 이는 지방 함유량이 36% ~40% 정도 되는 고지방성 크림이다. 크림의 용도나 지방 함유량에 따라 다양하게 판매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주로 휘핑크림이라고 표기된 걸 사용한다. 지방 함유량을 확인하고 구매한다. 

사워크림(Sour cream): 국내에서 역시 구하기 쉽지 않은 재료로, 파는 곳을 알아두거나 온라인 구매를 해야 한다. 베이킹에서 필요한 지방과 산도를 한 번에 더해 줄 수 있는 재료로 파운드 케이크등에 자주 사용된다. 

크림치즈(Cream Cheese): 베이킹에서 사용하는 크림치즈는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파는 원형 용기에 든 것이 아닌 사각의 Brick 형태로 하야한다. 무염 버터와 비슷한 포장으로 된 것. 원형 용기에 든 것은 발라 먹기 좋게 추가 가공이 된 것으로 성분의 형태가 달라 아이싱을 만들면 표면에서 아이싱이 줄줄 흘러내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급하다고 아무거나 사서 쓰지 말고 수고스러워도 반드시 맞는 재료를 구하자!  

당류 (Sweetener)

 베이킹에서 당의 역할은 역시 맛이 우선이겠지만 그 외에도 수분을 잘 저장해 과자와 케익을 더 부드럽게 해 주고 또 촉촉함을 유지시켜준다. 결과물의 보관 기간도 길어진다. 거품 낸 달걀 흰 자에 설탕을 더할 경우, 구조가 탄탄한 머랭이 된다.

설탕 -일반적으로 백설탕(granulated sugar), 황설탕, 흑설탕(brown sugar) 이 있다. 흔히 갈색 설탕의 경우 건강에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오해다. 백설탕으로 정제된 설탕에 다시 당밀( molasses)을 더해 황설탕을 만들고 그보다 더 많은 당밀이 들어가면 흑설탕이 된다. 실제로 더 건강한 설탕이라고 알려진 것이 비정제 설탕으로 raw sugar 또는 unrefined sugar라고 불린다. Raw sugar는 사탕수수 원재료에서 덜 가공, 즉 당밀이 많이 제거되지 않아 원재료의 갈색이 남아있는 설탕을 지칭하는데, 시중에서는 종류에 따라 Muscovado 또는 Turbinado sugar라는 명칭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름에서 천연 재료 느낌이 나지만 엄밀히 이것도 가공을 거쳤기 때문에 천연 당이라고 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영양 성분과 탄수화물의 정도는 비슷하며 가공의 정도가 다른 것이다. Unrefined sugar 에는 메이플 시럽, 꿀, 당밀 등이 있다.

 레시피에 따라 주로 백, 황, 흑설탕을 쓰는데 영어로 된 레시피에서 그냥 sugar 또는 granulated sugar로 표현한다면 백설탕을 쓰면 된다.  Light brown sugar는 황설탕, dark brown sugar는 흑설탕이다. 역시나 지속 가능한 베이킹을 위해 집 앞의 상점에서 쉽게 구 할 수 있는 설탕을 사용하면 된다.

 요즘은 코코넛 슈가, 팜 슈가 등 대체제 당류들을 이용한 레시피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타 당류- 설탕 대신 사용하는 당류로 꿀, 메이플 시럽, 옥수수 시럽 등이 있다.  베이킹을 자주 하다 보면 종종 설탕 없이 다른 당류로 맛을 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레시피상 설탕이 표기된 경우 무조건 다른 당류 재료로 대체할 수 없으니 반드시 제대로 알아보고 사용하자.


보관

해충이 꼬이지 않도록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소금(Kosher salt)

소금은 반죽의 글루텐을 강화해주기도 하고, 기른진 맛을 조절해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다른 재료의 맛을 증폭시키고 대체적으로 뭐든 더 맛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수박에 소금을 뿌려 단맛을 더 강조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요즘 우리가 좋아하는 맛의 조합 '단짠'의 원리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서양권 베이킹 커뮤니티에선 거의 대부분의 레시피에서 Kosher salt를 권한다. 소금이 뭉치는 것을 방지하는 첨가제가 들어가 있지 않고 입자의 크기가 가장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맛소금은 입자가 훨씬 작고 짜다. 또 굵은 바다 소금은 입자가 너무 크고 다른 재료와 골고루 빠르게 혼합되지 않아 베이킹의 적합하지 않다. 요리와 베이킹에 고루 사용하기 가장 좋은 소금으로 알려진 Diamond Crystal Kosher Salt는 아마존이나 국내 사이트 직구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할 수 있다. 베이킹에 맛소금이나 굵은소금은 부적합하다.

때로는 쿠키 위에 보기 좋게 그리고 짠맛 보너스를 더하고 싶을 때 굵고 예쁜 Molden Sea Salt를 쿠키에 한 꼬집 얹어 굽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상상도 못 했던 맛의 확장이 일어난다.


보관

요리나 베이킹에서 언제나 자주 쓰이기 때문에 대량 구매하더라도 뚜껑이 잘 열리는 작은 통에 담아 손이 잘 닿는 곳에 두고 사용하도록 한다.



베이킹소다, 베이킹파우더(Baking soda, Baking powder)

베이킹에서 화학적 leavening agent(부푸는 역할)가 되는 이 두 가지는 엄연히 다른 역할과 기능을 하는 재료다. 


베이킹 소다는 정확히는 탄산수소 나트륨인데 베이킹에 사용하면, 다른 산성 재료를 만났을 때 과자나 케익을 부풀어 오르게 해 준다. 다만 레몬즙, 버터밀크, 요구르트 등 산성 재료와 만나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중화가 되어야만 결과물에서 소다 특유의 쓴 금속 맛이 나지 않는다. 필요 이상의 베이킹 소다 또한 미처 중화되지 못한 ‘남은 소다’ 때문에 쓴맛이 날 수 있으니 레시피에 기재된 대로 사용하도록 한다.


 베이킹파우더는 베이킹 소다, Cream of tartar(가루형 산), 때로는 옥수수 전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두 번의 부풀음 작용을 한다. 재료의 수분을 만났을 때 한 번, 또 오븐 안에서 열을 가했을 때 한 번 더. 베이킹파우더에는 소다를 중화시킬 수 있는 산성물질이 이미 포함되어 있기에 레시피에서 추가적인 산성 재료가 없을 때 사용한다.

 이 둘을 모두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최대치의 베이킹 소다 만으로는 충분히 부풀려지지 않을 때. 또는 재료 내의 산성 재료가 갖는 그 맛을 잃지 않기 위해 적당히 밸러스를 맞춰줘야 할 때 등.

소다가 없을 경우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4배가 넘는 양을 사용해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게 쓴 맛 나는 과자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다 구비하자. 베이킹 소다와 베이킹파우더는 의외로 유통기한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양을 준비하면 좋다. 케익 한 개에 베이킹 소다 1 tsp, 파우더는 2 tsp 내외로 사용한다는 기준으로 얼마나 필요할지 생각하면 된다. 

 두 재료가 바뀌어 들어가거나 헷갈려서 둘 중 다른 것을 사용하는 일이 없게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해야 한다. 나도 여러 번 실수했다. 보관 역시 밀폐 용기에 담아서. 





맛을 내는 재료

버터와 단맛이 나는 밀가루 케이크에 맛과 캐릭터를 더해 주는 재료들로, 원하는 대로 구비하되 다양한 가격대와 종류로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취향과 간편한 구입처도 알게 된다.




초콜릿

설탕과 버터맛이 기본이라면 그다음으로 대표적인 맛은 초콜릿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초콜릿보다는 버터, 설탕, 바닐라의 기본 조합을 더 좋아해서 뭐든 노란 케이크 베이스로 된 디저트를 선호하긴 하지만 초콜릿이 가장 인기 있는 선택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초콜릿 맛을 내는 방법은 두 가지, 코코아 파우더와 초콜릿(바 또는 칩스, 커버춰)라고 볼 수 있다.


코코아 파우더(Cocoa powder) 

*미국에서는 '코코 파우더'라고 발음하니 영상 등을 보는데 코코아라고 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황하지 말자

코코아 파우더는 상당히 미세하고 고운 가루 형태라서 처음부터 밀가루와 믹스하며 사용한다. 코코아 파우더는 종류와 가공 방식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레시피에서 추천하는 것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Dutch processed (더치 프로세스드) 코코아 파우더라고 표기된 경우와 내추럴 코코아라고 표기된 경우가 있는데, 전자는 알칼리 설루션으로 가공이 되어 코코아의 산성도를 중화시키는 과정을 거친 코코아다. 따라서 내추럴 코코아의 산성분이 베이킹파우더/베이킹 소다와 일으키는 화학 정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다. 더치 프로세스드 코코아는 내추럴 코코아 보다 컬러가 밝고 특유의 초콜릿 향이 덜하면 액체 재료에 더 잘 섞이는 편이다.

 내추럴 코코아 파우더는 육안으로 봤을 때 더 진하고 산미가 있으며 씁쓸한 맛도 강하다. 한국에서는 두 가지의 차이점을 잘 표기하지 않으며 이 둘의 용도가 제대로 구분되어있지도 않다. 최대한 레시피에서 권장하는 대로 사용하되, 미국이나 유럽의 레시피를 이용한다면 반드시 알려주는 대로 사용하도록 한다. 마음대로 사용했다가는 케이크가 과하게 부풀어 터지거나, 아예 바닥으로 푹 꺼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나는 더치 프로세스드로는  카카오 바리 제품을 사용한다, 코코아 가루를 자주 사용하지는 않아서 가격대가 좀 있어도 1KG 용량을 사서 오래 사용하는 편이다. 내추럴 코코아는 쉽게 구할 수 있으면서도 의외의 인기 제품인 허쉬(Hershey) 사의 코코아 파우더를 사용한다. 사실 이것도 급하게 필요할 때 집 앞 슈퍼에 있는 것을 보고 정착하기로 한 제품이다. 굳이 모든 재료를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쓸 필요는 없다. 


보관

 건 가루류라고 해서 영구 보존할 수는 없다.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고 밀폐 용기에 넣어 어둡고 건조한 곳이 보관할 것.   


초콜릿(Chocolate; Bars, Couverture, Chips etc.)

 버터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천차만별인 초콜릿. 역시나 레시피에 따라 필요한 형태도 다 다르다. 녹여서 사용하기 좋은 커버춰나 바 초콜릿, 쿠키에 넣는 초콜릿 칩 등. 칩으로 나온 제품의 경우 가공 방식과 코팅 때문에 녹여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므로 제품의 형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구입하도록 한다. 브라우니, 초콜릿 버터크림 등을 위해 중탕해야 하는 경우에는 바 형태, 또는 Féves(페브) 형태가 좋다. Féves 형태는 작고 둥그 디스크 모양에 초콜릿인데 파티셰와 셰프들이 탬퍼링 하기 좋게 잘 녹는 형태로 고안된 초콜릿이다. 전문 업소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슈퍼 마켓에서 파는 일반 초콜릿 칩과는 많은 품질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초콜릿은 탬퍼링뿐만 아니라 잘게 썰어 초콜릿 칩 대신 쿠키에 넣을 수 있으니 고급스럽고 맛있는 쿠키를 만들고 싶다면 칩 대신 써보길 추천한다.

 초콜릿은 용도나 취향에 따라 브랜드나 코코아 함량을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브랜드는 발로나(Valrhona), 칼리 바우트 (Callebaut) 등이 있다. 요즘 미국 베이킹 커뮤니티에서는 기타드(Guittard)가 인기 있다. 광고의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퀄리티와 맛 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좋아해서 쓴다. 물론 가격대가 있지만 발로나와 칼리 바우트 브랜드는 국내에서도 구매가 어렵지 않다. 기타드는 아직 국내 유통이 없어서 해외 직구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서양권에서 유행하니 1년 내로는 국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팁: 초콜릿 칩 쿠키를 만들 때 한 가지 초콜릿만 사용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식감과 맛을 담고 싶다면 72% 다크 초콜릿, 62%, 50% 밀크, 화이트까지, 2-3가지 정도의 다른 형태와 맛의 초콜릿을 믹스하면 좋다. 한 가지는 바 또느 판형 초콜릿으로, 한 가지는 커버춰, 한 가지는 칩을 사용해서 다양하게 씹는 맛을 주면 한입 한입 다른 느낌이 나게 할 수 있다. 초콜릿 칩이라고 해서 칩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바를 크거나 잘게 잘라서, 커버춰를 한 알 통째로 위에 올려 구우면 비주얼 적으로도 멋진 쿠키가 된다.  

 

보관

초콜릿은 고온에 취약하니 냉장 보관을 추천한다. 버터처럼 실온 사용이 필요한 경우는 잘 없다. 



바닐라 (Vanilla Extract, Vanilla Bean)

 디저트의 맛을 끌어올려주는 바닐라의 주 생산국은 멕시코, 마다가스카, 타히티인데 취향의 따라 다르지만 타히티와 마다 가스 카산 바닐라를 가장 좋다고들 한다. 베이킹에서는 바닐라 빈 열매 자체, 또는 바닐라 익스트랙트 (농축액)으로 사용한다. 디저트나 아이스트림에 아주 작은 후추 같은 검은 점들이 보인다면 바닐라빈이나 페이스트를 썼다고 생각하면 된다. 바닐라 빈이나 익스트랙트를 사용하면 버터와 설탕 등 재료의 맛을 확실히 상승시켜준다. 따로 놀 수도 있는 재료 맛을 바닐라의 풍미가 한데 모아 준다는 느낌이랄까.  

 요즘은 바닐라 가격이 금값이다. 바닐라를 주원료로 하는 베이킹 아이템들은 아무래도 고전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래도 쓰겠다면 아이허브에서 대용량 또는 2입 패키지 익스트랙트를 사는 것도 괜찮다. 많은 바닐라들이 휘발성이 있어 시간이 지나면 향이 알아가는 편이니 작은 병을 두 개 사거나 무알콜 바닐라를 고르는 것도 좋다. 바닐라 익스트랙트는 바닐라 에센스, 바닐라 향과는 많이 다르니 레시피에 나온 대로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에센스와 바닐라 향는 현저희 바닐라 향미가 떨어진다. 바닐라빈에 경우엔 사서 오래 보관하면 열매가 말라버리니 가급적 구입하고 2주 내로 쓸 것을 추천한다. 바닐라빈 역시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슈가파우더 (Powdered Sugar, Confectioner's sugar) 

 장식용, 또는 입안에서 녹는 사브레 쿠키나 아메리칸 버터크림 등을 만들 때 사용하게 되는 슈가 파우더는 파우더 형태의 설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슈가파우더에는 뭉침을 방지하기 위해 소량의 옥수수 전분이 들어있는데 보관하고 있다 보면 습도로 인해 잘게 뭉쳐지기 마련이니 재료 준비 시 반드시 가는 체에 걸러준 후 사용하도록 한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니 작업시간 계획에 참고하자. 거르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지만 반죽이나 크림에 섞이지 않은 채 덩어리로 씹힐 수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용량 확인만 잘하고 사면된다. 미국식 버터크림을 만들 때도 많이 사용한다. 


시나몬, 넛맥(Cinnamon. Nutmeg)

개인적 성향에 따라 warm spice 계열의 베이킹을 많이 하게 된다면 역시 시나몬을 많이 쓰게 될 것이다. 시나몬은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병 하나로도 꽤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다. 이 시나몬과 함께 어우러지는 재료로는 정향(clove), 육두구 (nutmeg) 등이 있는데 가루 형태로 구매하면 된다. 이 둘 재료도 1-2 배합에서는 미량만 사용되기 때문에 큰 용량이 필요하지 않다. 


땅콩버터(Peanut butter)

피넛버터 쿠키를 만들 때나, 브라우니, 바나나 브레드 등에 새로운 맛을 입히고 싶을 때도 사용한다. 이미 재료가 가진 맛이 풍부해서 심심할 수 있는 아이템에 친숙하고 깊은 맛을 더 하기 좋다. 개인적으로는 Skippy의 smooth 버전을 좋아한다. 

 


너트, 기타 건 재료



너트류(Nuts)

취향에 따라 사용한다. 피칸, 아몬드, 땅콩, 캐슈너트, 마카다미아 등 다양하게 있는 너트 류마다 어울리는 재료도 다르니 잘 알아보고 사용하면 좋다. 특히 마카다미아는 화이트 초콜릿과 잘 어울려서 쿠키에 함께 사용된다. 너트류는 오븐에 한번 가볍게(타지 않게 주의) 구우면 너트의 맛이 배가 된다. 자주 먹어본 사람은 쿠키를 먹었을 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동결 건조 과일(Freeze dried fruit) 

 동결 건조 과일이 시중에는 아기들 간식용으로도 많이 나와 있는데 대부분이 작은 용량이라, 직구나 대행으로 구입하면 좀 더 넉넉하고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사용 방법을 건조 딸기를 그라인더에 갈아서 버터크림 등에 믹스하는 것이다. 그러면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천연 색소의 역할을 하며, 딸기맛도 생각보다 진하게 난다.  


코코넛 가루(Coconut flakes)

건조하여 다양한 형태로 가공한 코코넛 가루는 질감이나 맛의 특징이 확실해서 인상적인 디저트를 만들기 좋다. 셰이빙 된 형태에서부터 굵게 간 것, 가늘게 간 것 등 다양하게 있으니 레시피를 잘 확인하고 필요한 것을 고르자. 

나는 주로 역시 아이허브나 쿠팡 직구를 이용하는데 아래 보기와 같이 레시피에 나오는 형태를 꼭 확인한다. 대부분 가당인지 무가당 인지도 구분해서 쓴다. (Sweetened/Unsweetened) 

Shredded: 그레이터로 간 단단한 치즈처럼, 조금은 길게 갈아진 코코넛의 형태 

Flaked/flakes: 넓게 셰이빙 하듯 가공된 코코넛

Desicated: 비교적 가늘게 갈아져서 수분이 빠진 상태. 




신선 재료

 과일 등의 신선 재료를 잘 이용하면 1년 내내 계절감이 드러나는 다양한 베이킹을 할 수 있다. 철이 아닌 신선 식품을 억지로 사용한다기보다는 새로운 재료에 대해 경험해 보자


 레몬, 라임

 베이킹 재료에서 산도를 더해 발란스를 맞춰주거나, 신맛이 어울리는 디저트를 만들 때 사용하는 시트러스 계 과일(레몬, 라임, 오렌지 등)은 대부분이 수입산이라 1년 낸 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특징이 있다면, 국내에서는 품질이 많이 떨어지고 향미가 부족한 레몬, 라임이 많다는 것. 아무래도 사용자 수가 다른 유럽이나 미국 쪽 보다는 현저히 떨어지니 고급 상품이나 다양한 종류를 수입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예상한다. 즙을 짜야하는 경우 레시피에서 레몬 x개 분량의 즙이라고 표기하는데, 가끔은 아예 즙이 나오지 않는 마른 레몬이나, 특히 라임을 만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딱 수를 맞춰 샀다면 낭패. 넉넉하게 구입하고 가능하다면 중량으로  즙량을 표기한 레시피를 참고하자. 

 

사과

가을철 부사가 위주한 한국 사과는 애플파이를 만들기에는 단단함과 산도가 부족하다. 파이를 만들면 잘랐을 때 딱 끊어지지 않고 안에서 뭉그러지거나 무너지는 듯한 형태가 된다. 그래도 애플파이를 만들고 싶다면 가을 햇사과를 이용하거나, 부사 대신 아오리 사과를 반이상 믹스하면 좀 더 나을 수 있다.


바나나

 1년 내내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이 바나나를 이용한 대표적인 베이킹 아이템은 바로 바나나 브레드. 대부분 설익은 상태로 판매하는데 5일 정도 숙성시켜 갈색 반점이 많이 나고 껍질이 터지기 직전 상태까지 기다렸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딸기

 놀랍게도 한국의 딸기는 미국이나 유럽의 딸기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딸기 철이 되면 한 번쯤은 사용해 볼만한 과일이다. 이미 맛이 좋은 딸기를 이용한 베이킹은 굳이 복잡할 필요가 없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버터, 밀가루, 달걀, 초콜릿, 설탕 정도 부터 시작해보자. 모든 베이킹은 간단한 초콜릿 칩 쿠키에서 시작된다. 내 손에서 나오는 쿠키는 그 무엇보다 행복한 순간을 제공한다.   



*포함 되지 않은 재료에 대해서는 따로 문의 주시면 아는 만큼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실 많이는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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