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천천히 둘러보는 West Coast

코니와 쉐인의 West Weast Coast에 얽힌 추억을 찾아가는 길

by 돌밭

West Coast 여행 이틀째날이다. 다시 Blackball로 들러 예전 코니의 별장 관리인 Lorna 씨 집을 방문했다. 80대 중반이신데 20여 년 전 전 돌아가신 필자의 할머니가 떠오르는 인자한 미소를 가지신 분이다. 마침 딸이 방문해 청소기를 돌리는 와중인데 반갑게 맞아주신다. 손수 만든 과자를 내놓으면서 맛보라고 하시는데 맛이 아주 좋다. 코니의 쌍둥이 딸들로 말을 시작해 코니 내외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점심 먹고 가라고까지 하신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는 말로 작별 인사를 드렸다. “Kio Ora”. 뉴질랜드 마오리로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반응이 너무 좋다.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으면 따듯하게 포용해 주신다. 즐거운 여행이 되라는 말도 덧붙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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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Lorna씨 거실, (우)로나씨와 한컷

Blackball에서 정육과 소시지를 파는 가게에 들렀다. 현지에서 나오는 정육과 소시지로 품질이 좋다면서 코니가 몇 개 구입한다. 나도 살라미를 2개 샀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Brunner Mine Historic Area. 한때 서부 탄광지역의 번영을 상징하는 곳이다. 우리로 치면 강원도 태백탄광 같은 곳이랄까. 중간에 큰 다리가 놓여있는데 놀랍게도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다. 코크스를 제조하는 Kinlin 있던 유적까지 둘러보았다.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하우징을 설치해 놓았다. 그 위로 가벼운 트레킹길이 있어 따라 올라갔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보는 West coast의 숲이다. 온대우림. 온통 이끼다. 나무의 외피도 바닥도. 쉬엄쉬엄 계속 올라가니 찻길이 나온다. 갓길에는 온통 민들레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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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북쪽으로 차를 몰아 Nine mile lookout 전망대에서 보는 West Coast 해안 풍경이 일품이다. 핸드폰과 카메라로 몇 컷 번갈아 찍고 다시 차에 오른다. 목적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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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cake Rocks and Blowholes Track. 피자로 점심을 먹었다. 맛이 좋다. Pancake Rocks 공원에 들어선다. 팬케익공원까지 이르는 길에 가벼운 숲길을 지나야 한다. Pancake Rocks는 지층 바위가 팬케익처럼 켜켜이 쌓여 붙인 이름이다. 지질학적 시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이로운 관광지이다. 캐논 빨간 띠(고급 L렌즈의 별칭)가 붙은 카메라로 진지하게 사진을 찍는 여행객이 있기에 코니 부부와 함께 남길 사진을 부탁했는데 대답은 굳은 표정으로 No. 부탁한 내가 황당했다. 내가 “That was the first unkind kiwi I met in your country.” 했더니 Shane이 “He must be a Austalian”이라고 응수한다. 허허!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가 중국에 대한 반감이 많은 것처럼 뉴질랜드도 호주에 대한 반감이 좀 있는 것 같다. 모두 영연방 국가임에도. 다른 여자분에게 부탁하여 처음으로 셋이 같이 찍은 기념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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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북쪽으로 약 3km 더 가면 트르먼트랙 입구가 나온다. 수풀이 무성한 트루먼 트랙을 20분 정도 걷다 보면 해변이 나온다. 아늑한 프라이빗 해변 느낌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호젓한 해변을 거의 나 혼자 만끽할 수 있다. 팥알만 한 돌로 이루어진 해변인데 맨발로 걸으면 발이 간질간질하다. 파도치는 해변을 거닐며 천천히 산책했다. 코니와 Shane도 신발을 벗고 해변에 누워 햇볕을 만끽하고 있다. 여기 사람들은 햇볕을 피하지 않는다. 햇볕에도 타지 않는 피부가 부럽다. 참던 소변을 바위 뒤에서 해결하고(이 정도로 사람이 없지만 경치가 기막힌 해변이다) 해변에 누워있는 Shane에게 “I left my trace this beach. I made number one.”했더니 Shane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남자끼리 가능한 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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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Pan cakerocks에서 Truman Track 입구에 이르는 여정(지도) (우) Triman Track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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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트루먼 트랙 끝에서 나오는 호젓한 해변 (우)팥알크기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


이제 차에 올라 남쪽으로 향한다. 오른쪽으로는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왼쪽에는 온대우림을 함께 하면서. 목적지는 오늘의 숙소가 있는 호키티카. 웨스트 코우스트 West Coast의 도시 중 그레이 마우쓰는 쇠락한 시골도시 분위기라면 호키티카는 그래도 관광지로서 면모가 살아있는 도시다. 시내 뉴월드란 할인점에서 몇 가지 식료품도 구입하고 숙소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Fish Chip 가게에 들른다. 그게 뭔가 했더니 생선에 밀가루 반죽을 둘러 튀긴 것으로 우리의 생선가스 비슷하다. 생선을 선택하여 주문 후 잠시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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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Fish Chip 가게 전경, (우)Fish Chip가게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물고기

숙소 "Shining Star Beachfront”에서 석양을 받으며 Fish Chip으로 함께 저녁 식사 중 Aaron에 대해 잠깐 얘기했다. 아론의 아내 가영 씨는 한국 사람으로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더니, 코니가 자기 어머니도 영국에서 뉴질랜드로 온 후 잘 적응하지 못해 외톨이가 되었다며 가영(아론의 아내)씨도 영어를 열심히 배워 뉴질랜드 사회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녁이지만 햇볕이 정말 강렬하다. 시계를 보니 7시 10분이다. 오늘 일몰은 7시 25분이다. 오늘은 꼭 봐야지. 부랴부랴 저녁 식사를 마치고 해변으로 나갔다.


사람이 거의 없는 해변에서 보는 일몰, 해넘이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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