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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꾼 Jan 06. 2022

당신은 시크릿을 믿습니까?

위대한 성공의 비밀




대학교 1학년, 시크릿을 읽었다. 

지금 같이 작업하는 친구랑 친해지게 된 계기도 시크릿이었다. 시크릿을 읽을 당시만 해도 내 멘털은 강철중에 강철 초 슈퍼 우먼이었다. 


이런 식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건, 이미 모두 내가 다 알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 일이야. 

무슨 이런 걸 시크릿이라고. 이걸 보고 놀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한걸? 이렇게 당연한 얘길 하다니."



사실 내 배짱은 엄청났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난 줄 알았고 능력 있고 예쁘고 뛰어난 줄 알았다.

모두 엄마와 아빠의 무제한 사랑에너지 덕분이다. 예쁨 받고 자란 만큼 난 여리고 유약해 남이 하는 못된 말이나 나쁜 일에 큰 상처를 받고 무너져 내렸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세상은 그렇게 선하지도 빛나고 영원하지도, 생각대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으니까. 내 변덕의 화살은 부모님에게로 돌아갔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웠기 때문에 세상 쓴 맛을 모르고 강인하게 대비하지 못한다고. 허울만 좋을 뿐이라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세상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반면 뚝심 있게 지조를 지키는 나를 볼 때면 이게 바로 유년기의 부모 사랑을 받고 자란 자존감 높은 아이라고 부모님께 감사한다. 참 마음이 변덕스럽지 않은가.


아무쪼록, 연말을 보냈고 연초를 맞았다. 모두가 그랬겠지만 나는 많은 부분에서 스스로가 매우 못마땅했다. 예를 들면,


1. 게으르고 또 게으르다.

2. 미래를 명석하게 계산하거나 설계할 줄 모른다. 

3. 먹고 또 먹는다.

4. 과거를 부정한다.

5. 현재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등, 아주 단순한 이유로 나를 미워했다. 이 모든 것은 어디서부터 출발하느냐면 "기준"이다.

기준이 있다. 내 나름대로 이 나이 정도면, 지금 하는 일에서는, 돈벌이는, 몸무게는, 교양 수준은 등등 거기서부터 비교와 재단이 시작된다. 특히 자율적인 선택을 하지 못할 때 이러한 감정은 발생된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아마 모두가 겪는 무력감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건 위의 내용을 모두 제쳐두고 눈앞에 이 물건이 나타났다는 데 있다.




차상과 다기세트 보이차 2개와 우롱차, 쑥차, 보이차, 수국차, 목련꽃차 등 너무나 큰 선물이 집에 도착했다.

이유인즉슨 내 결혼식에 축의를 하고 싶었던 친언니의 중학교 동창이 최근 나의 이사 소식을 듣고 그 마음을 이렇게 선물로 전달해준 것이다. 


과거를 보자. 중학교 동창과 언니는 사이가 좋지 않았고 큰 트러블이 있어서 앙숙과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이후 과거의 이야기를 하며 스스럼없이 화해를 하고 친구처럼 지낸다고 한다. 그 실타래는 나에게까지 와서 아주아주 예쁘고 고운 세월과 정성이 담긴 다기세트와 차 선물로 돌아왔다.


불과 몇 개월 전 이사를 온 나는 매일 아침 또는 해 질 녘

창밖을 바라보며 차상을 놓고 넓은 좌식 쿠션에 앉아 명상을 하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그러한 일상의 순간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나는 더욱이 흔들려도 중심을 지키는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또한, 식습관 장애를 갖고 있는 나의 식탐을 자중하는데 매우 도움이 될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상도 다기세트도 수중의 돈으로 구매하기엔 사치처럼 여겨져서 미루고 미뤄왔다.


차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친언니가 중학교 앙숙 친구를 뒀고 나에게 이 선물을 보내온 오늘이 너무 신기하고 반가웠다. '상상하면 이루어지는구나.' 내가 행복했던 이유는 이것. 단 이 하나.


상상하면 이루어진 다는 걸 보여준 순간이다.

하늘은 이 메시지를 내 직관에 다시 심어준다. 지금 내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고 있지만 내가 가야 할 길과 나의 미래는 내가 심은 현재의 상상이 가져다줄 것이며 이미 너의 과거에 씨앗을 심어주었음을 알려준 일이다.


한편으로 이렇게 정확히 오후 12시 즈음, 이전까지 깜깜이 막혀있던 내 상태와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을 보고있자니 살며시 내가 가소로웠다. 참 별일 아닌 일로 마음이 졌다 폈다 하는구나. 어젯밤 그렇게 침울하게 죽고 싶다 하더니 오늘은 이렇게 세상 살 맛 난다며 살고 싶다 하는구나 했다.


사실 정말 마음이 내 생활의 주인이다. 마음먹는 대로 먹다 체하고 자전거 타다 다치는 법이다. 마음먹는 대로 일이 성사되고 연이어 누가 나를 찾고 하는 법이다. 왜 이걸 늘 알아차리고 알아차림에도 그렇게 잿빛 너머에 흐리멍덩하게 못 보고 사는지. 웃음만 나올 뿐. 툭툭 털고 일어나 새해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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